사랑하는 아들아!
오늘은 잠시
나와 너를 생각해 본다.
사람은 아프면 병원에 간다.
아무리 병원에 가기 싫은 사람도 견디다가 견디다가 참을 수 없이 아프면 병원을 찾게 되어 있다.
환자는 병원에 가면 어디가 아픈지 아픈 증세를 의사에게 다 말해야 한다.
그래야 의사는 약 처방을 내릴 수가 있단다.
그러나 환자가 환자 자신의 아픈 상태를 말하지 않고 결단코 병을 고칠 수는 없는 것이지 않겠니?
병두야!
엄마도 과거에 미쳐버릴 것 같은 일이 있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사자처럼 포효했다.
미친년처럼 주절거리도 해 봤다.
사람이 이러다 미치게 되는 구나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엄마도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을 때 누구도 도와준 사람이 없었다.
가족도 부모도 형제도 몰랐다.
엄마 혼자서 어린 너를 데리고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살았었다.
이혼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지금도 힘들지만 예전엔 더 힘들었다.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멸시와 할 수 있는 식당이나 공장 등 많지 않았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엄마는 모두에게 버림받았었다.
아빠로부터 시댁으로부터 너를 빼앗기고 엄마는 기도원에 가서 기도할 때가 있었다.
울부짖으며 기도하는 나에게 주님은 말씀하셨다.
나중에 찾아보니 시편27:10절 말씀이었다.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라”
엄마에겐 그 말씀이
“내 남편은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 하나님은 나를 버리지 아니하리라”
이렇게 들였었다.
그 말씀이 엄마를 붙잡아 주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사람들은 다 나를 버렸는데 그 하찮은 나를 하나님은 버리지 않고 귀히 여기신다는 말씀이 정말 위로가 되고 살 소망을 갖게 되었다.
그 뒤로 엄마는 강해지리라 생각했다.
어린 너를 키워야 하고 돈도 벌어야 의식주를 해결 할 수 있기에 힘들었었다.
아빠는 기본적으로 줘야하는 법적 양육비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세내기도 유치원비 내기도 먹고 살기도 힘들었다.
또 다른 아픔은 어린 너에게 아빠의 빈자리를 엄마는 대신해 줄 수 없었다는 것이 큰 아픔이었다.
아빠를 찾는 울부짖는 너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끔찍하게 가슴이 저려온다.
어린 너는 교회 사찰집사님에게 아빠라고 불렀었다.
얼마나 아빠가 그리우면 그랬을까?
얼마나 아빠가 있었으면 바랬을까?
엄마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이었겠지!
그러나 마냥 넋놓고 슬퍼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너와 엄마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것이 엄마가 고등학생시절에 기도했었던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것이 생각나서 신학교를 가게 되었고 지금까지 전도사로 길을 걸어오게 된 것이다.
그 견디기 힘든 아픔 속에서 기도할 때 엄마는 엄마가 죄인 것을 깨달았다.
아빠가 나쁜 사람인줄 알았는데 엄마는 더 나쁜 죄인인 것을 발견했다.
윤리적으로 나쁜 죄를 지었다는 것이 아니고 아빠의 죄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엄마는 의인인척 한 것이 얼마나 하나님 앞에 큰 죄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께 용서함을 구했고 엄마는 자유함을 얻게 되었다.
사랑하는 병두야!
아빠없이 자란 상처, 엄마가 잘 돌봐주지 않은 상처, 또 다른 상처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
그러한 상처들이 하나님 앞에서 치유되길 기도한다.
엄마를 버리지 않으시고 붙들어주신 하나님께서 너를 사랑하신단다.
너를 붙들어 주실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울어라..펑펑 울어라....
남자도 울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울어야 한다.
그러면 너의 아버지 되신 하나님께서 너의 아픈 상처들을 치유해 주실 것이란다.
그리고나서 더이상 상처들을 붙들고 울고 있지 말고 너도 엄마처럼 자유함을 얻길 바란다.
그래서 하나님을 진심으로 만나고 예배하고 기도하고 찬송하고 정말 하나님의 나의 최고의 아버지라고 고백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길 기도하고 바란다.
그래서 상처받은 치유자가 되거라.
요즘은 더 많은 이혼으로 싱글맘이 많다.
혼자 아기를 키우면서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 많다.
엄마는 그것을 겪은 사람으로서 더 맘이 아프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빠없이 엄마없이 자란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주님께로 인도하고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그런 믿음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들아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엄마를 용서해 주렴.
2017. 9. 8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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