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자주 보내고 자주 섞어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마종기...
출처 : Waterdrop
글쓴이 : magic pond 원글보기
메모 :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고백.............김남조 (0) | 2008.08.07 |
---|---|
[스크랩] 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 ..........용혜원 (0) | 2008.08.07 |
[스크랩] 비가 내린다....이 승복 (0) | 2008.08.07 |
[스크랩] 사랑하면...조병화 (0) | 2008.08.07 |
[스크랩] 먼 날, 어느 한 날.......조병화 (0) | 2008.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