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 배우자 선택 기준을 달리한다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재혼율이 높아지고 이와 더불어 이혼 후 재혼에 이르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그러나 이어달리기 하듯 곧바로 배턴 터치를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돌아볼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더라도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하게 생각해볼 것. 우선 왜 재혼을 하려고 하는지 자문해보아라. 만약 이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 혹은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서 이에 대한 도피처로써 결정한 것이라면 또다시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자녀에게 엄마, 아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런 요소를 고려해서 선택한다 해도 해피 엔딩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을 염두해 두어야 하겠지만 재혼의 핵심은 나의 인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찾는 것이다. 나와 사고방식이 같고 공통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흔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자를 최고의 배우자로 여기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성격과 인품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둘 | 과거와 사사건건 연관짓지 않는다 부부 싸움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말다툼조차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싸움을 하느냐이다.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그러니까 이혼을 당했지’ ‘당신 같은 사람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전 남편이 이해된다’와 같은 말은 결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다. 재 혼- 재혼 커플인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초 혼- 재혼 커플도 상당히 많다. 이러한 결합일 경우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의견 대립이 생기거나 논쟁을 하게 되면 무조건 ‘내가 이혼자가 아니었어도 이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자발적 오해’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셋 | 역할 분담은 야박할 정도로 명확하게 한다 개인과 개인이 아닌 가정과 가정이 만나는 것이니 만큼 재혼이 초혼보다 1백 배는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뜻하지 않은 대립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리 의견을 나누고, 구체적 문제에 관련해서는 합의를 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결혼 전에 자녀 교육이나 생활비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이를 명확하게 해두지 않으면 차후에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자신의 아이 문제를 친부모가 혼자서 해결하기 시작하면 새 부모는 언제까지나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집에 사는 가족이 아닌 같은 집에 사는 한 사람으로 말이다. 서로의 역할 분담을 공평하게 하여 기반을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좋다.
넷 | 부부 관계를 우선순위에 둔다 흔히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재혼 가정을 보면 착한 새엄마는 전처의 아이들에게 일방적이고도 헌신적인 사랑을 베푼다. 좀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아이는 더 고약하게 구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새 부모, 배우자의 이전 배우자와의 관계 등 재혼으로 파생되는 가족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그렇다면 가족간의 유대감을 돈독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한결같다. 자식보다는 부부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라는 것. 전 배우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모호한 관계를 유지한다든지, 무조건 자기 식구 편만 든다든지 해서는 안된다. 재혼한 두 사람의 관계가 정립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가정을 이뤄나가기 힘들다.
다섯 | 내 아이와 네 아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재혼 생활에 대한 상담을 받은 부부 2백85명 중 20%에 달하는 53명이 ‘전혼 자녀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재혼을 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이 문제다. 그래서 자녀가 없는 이혼자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재혼을 할 때 이런 문제를 비켜가기란 쉽지 않다. 전혼 자녀 또한 내 아이와 다름없다는 진실된 마음을 가지는 것은 기본이며, 자녀 양육에 관한 문제는 부부간에 서로 합의를 통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연령대에 따라 대처법은 다를 수 있는데, 나이가 어릴 경우에는 무조건 아이의 뜻을 받아주기보다는 잘못을 했을 때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한다. 이때 자신의 아이만 싸고도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아이를 꾸짖는 상대방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져서도 안된다. 그리고 자녀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들의 생활에 많이 간섭하고 참견하려 들지 않는 편이 좋다. 자신의 방식대로 아이의 생각이나 행동을 고치려 하지 말고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라.
여섯 | 위기 극복을 가능케 하는 유머 감각을 익힌다 재혼 가정에는 많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효과를 유발할 뿐이다. 날카로운 송곳을 뭉툭하게 다듬고 웬만한 일은 ‘허허허’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훨씬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상대방과 팽팽하게 대립하여 감정적 위기에 처했을 때, 유머러스하게 받아치는 유연함을 가져보아라. 기대했던 것 이상의 큰 효과를 낼 것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로움 그리고 웃음.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려움과 부딪치게 될 때, 마음속에 흉터를 남기지 않고 해결해줄 수 있는 신비로운 명약으로 이에 버금가는 것은 없다.
일곱 | 이전 결혼 생활과 비교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남과 비교하는 습성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욱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친구네 시댁이 더 부자라서, 직장 동료가 결혼할 때 나보다 더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아서, 옆 부서 직원의 남자친구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데리러 와서, 후배가 더 젊고 예쁘고 날씬해서 등 누구보다 내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불행의 늪에 빠지게 된다. 재혼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전의 결혼 생활이나 배우자와 비교를 하다 보면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보다 더 좋으면 좋은 대로 더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실망과 후회만 생길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 습관과 문제 해결 방법을 체득할 수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