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스크랩] 푸드뱅크 운동과 교회의 역할

하늘이슬 2008. 7. 19. 11:42
 
 

푸드뱅크 운동과 교회의 역할


                                      김한승 신부(성공회푸드뱅크 본부장)


   민간부문의 복지활동은 1950~60년대에 확대 발전된 구미 선진국들의 복지국가(welfare state)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그 역할이 축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조직의 관료화 등 복지국가의 위기 이후 새롭게 다원화되어가고 있는 복지서비스의 공급체계 속에서 다시금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자발성과 창의성, 헌신성에 기초한 민간 사회복지분야의 활동들은 대인서비스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세기 후반기에 발굴 정착화 된 푸드뱅크 운동 역시 그러한 민간사회복지분야의 두드러진 성과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별히 푸드뱅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의 심화와 복지감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흐름 속에서 사회적 결식문제의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안운동이자 민간 사회안전망으로서 그 역할을 주목받고 있다.


Ⅰ. 푸드뱅크 운동의 이해


1. 기본 개념 및 특성

 가. 기본 개념

   푸드뱅크는 20세기 후반기에 성공적으로 정착된 비영리 민간 사회운동의 하나로서 생산, 유통, 소비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잉여먹거리를 확보해 가난한 시설과 개인을 돕고자 하는 민간사회복지운동이다. 하나의 사회운동으로서의 푸드뱅크는 1967년 미국의 자원봉사자인 John Van Hangel 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는데 이후 미국은 물론 캐나다(1981년), 프랑스(1984년), 독일(1986년), 유럽연합(1986년) 등 주로 복지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확대되어 하나의 독립된 사회운동으로 자리잡았으며, 최근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국가들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는 IMF 구제금융 시기인 1998년 대한성공회 등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나. 특성

   푸드뱅크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설명될 수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후발 사회복지 영역에 속한 󰡐�비영리 비정부 민간운동󰡑�이자 시민사회․자원․환경․복지분야에 두루 걸친 󰡐�다영역성(多領域性) 운동󰡑�으로서, 태생적으로 요구되는 󰡐�저비용 고효율 참여운동󰡑�으로서 푸드뱅크는 복잡한 자기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푸드뱅크의 특성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적인 연구나 학술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특히 국내에는 외국 푸드뱅크 활동에 관해 인터넷 자료나 연례보고서(Annual Report) 정도의 기초자료 외에는 이렇다 할 연구자료조차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다.

   1) 다면적 정체성을 지닌 운동

   푸드뱅크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다면적 정체성을 지닌 운동이라는 점이다. 복지운동, 자원운동, 환경운동, 시민사회운동, 심지어 제2의 식품산업으로 까지 불리는 푸드뱅크의 다양한 성격 속에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하고, 독립적이면서도 의존적이며, 오래 됐으면서도 새로운 󰡐�이율배반적 양면성󰡑�(ambi-tendency: 서로 상반되는 경향의 공존)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양면성은 무엇보다 푸드뱅크가 소재화 한 먹거리문제의 독특성에서 기인한 바 크다.

   무엇보다 먹고사는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삶에 가장 보편적이고 근간이 되는 소재다. 문제는 전혀 새삼스럽지도 않을 뿐더러 역사적으로 늘 존재해왔던 이 문제가 왜 하필이면 사회운동의 세기라 불리는 20세기 후반기에 와서 새롭게 조명되고 전문화된 별도의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먹고사는 문제가 단순한 개인적 가난이나 굶주림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정의, 분배, 경제, 복지, 자원과 환경의 문제로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여기에 푸드뱅크가 시민사회운동 혹은 민간사회복지 분야의 분명한 한 영역으로서 자리잡아야 할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자기입지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러한 입지 속에서 푸드뱅크는 보편성을 특화시킨 전문 지원기관으로 자리 매김해 가고 있다. 우선 푸드뱅크는 수요자를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주로 사회복지시설이나 시민사회단체, 지역운동기관 등 기성 영역들을 매개로 현장 수요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활동방식은 푸드뱅크를 고립되지 않은 간접지원기관으로,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 운동기관으로 자리잡게 하고 있다. 만약 푸드뱅크가 먹거리를 확보하는 일 뿐만 아니라 현장 급식활동까지 모두 수행해야 한다면 아마도 매우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고비용구조의 운동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 점은 왜 푸드뱅크가 사회복지전달체계가 잘 발달된 구미복지선진국가들 위주로 발달되었는지를 설명해 주는 근거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이 점에서 매우 불리한 조건 속에 있다.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달체계가 약하다는 것은 푸드뱅크로서는 손과 발이 없는 것과 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계층에 대한 지원사업을 상당부분 푸드뱅크가 직접 수행해야 한다. 이는 곧 고비용 구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복잡한 음식문화, 미흡한 기부․봉사문화까지 감안하면 그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의 푸드뱅크는 제도로서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운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한편 독립된 전문운동으로서의 푸드뱅크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추구한다. 우선 국지적 시야가 아닌 전국적 시야를 가지고 생산, 유통, 판매, 소비단계에서 발생되는 각종 먹거리들을 적시에 확보, 활동지역간 네트워크를 통해 최적의 조건으로 적재적소에 분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먹거리 수급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는 먹거리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푸드뱅크의 두 요소가 시․공간적인 제약을 받는 소재로서 절대적 효율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각각의 푸드뱅크는 어마어마한 창고와 펀딩 시스템, 지원을 위한 편의시설과 전문장비 등을 두루 갖추고 시카고의 중앙본부를 중심으로 전국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방정부와 각 주 정부간의 상이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SECOND HARVEST FOOD BANK󰡑�의 회원 푸드뱅크들은 하나의 통일되고 전문화된 네트워크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푸드뱅크는 母 법인이 각기 다르고 분야도 상이한 기성 사회복지기관들이 정부에 의해 각 지역에서 그 역할을 배타적으로 지정 받고 있다. 이것은 과거의 소극적 수요자가 푸드뱅크라는 이름 하에 적극적 수요자로 바뀐 것에 불과하며, 자칫 이런 정책은 기존의 개별기탁을 위축시키고 향후 각 지역 간 교류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이는 정부의 푸드뱅크 정책이 우리의 현실과는 엄연히 다른, 지난 수 십 년 간 형성된 서구의 푸드뱅크를 여과 없이 벤치마킹 하여 국내 현실에 도입하려한 비현실적인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의 현실 속에서 푸드뱅크는 제도이기 이전에 운동이어야 한다.

   2) 전형적인 미국식 사회복지 운동

   푸드뱅크는 지극히 미국적인 운동이다. 󰡐�미국적󰡑�이라 함은 미국적인 조건 하에서 가장 잘 발달될 수밖에 없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미국식 사회복지체계의 독특성을 꼽을 수 있다. 좌파적 성향이 강한 유럽식 사회복지체제 속에서 국가는 가장 중요한 사회복지 서비스의 주체이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국가의 역할보다는 기업, 개인, 지역, 가정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다민족 다인종이 공존하는 미국사회의 생존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자발적 기부․봉사문화를 기초로 한 푸드뱅크는 미국식 상호주의가 발달시킨 운동이다. 또 한가지 미국에서 푸드뱅크가 발달한 이유로는 넘쳐나는 잉여자원을 꼽을 수 있다.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자본주의의 대국으로서 미국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넘치는 공산품의 나라다. 미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시장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물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따라서 이런 넘치는 잉여자원을 시장에서 소외된 복지의 사각지대로 보내는 고민에서 출발한 푸드뱅크는 그래서 가장 미국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푸드뱅크 운동은 미국처럼 상호주의에 기초한 운동이기보다는 먹거리를 소재로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지녀온 공동체적 나눔 문화를 복원하고 현대화한다는 관점에서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2. 국내외 현황

 가. 해외 현황

 1) 기원 및 현황

   푸드뱅크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운동으로 시작된 것은 미국에서였다. 1967년 Second Harvest(제2의 수확운동)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래 캐나다(1981년), 프랑스(1984년), 독일(1986년), 유럽연합(1986년) 등지에서 시행되고 있다. 푸드뱅크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보스톤 중앙본부 외에 전국 약 200여개소에 지부가 설치되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푸드뱅크는 연 43억불 상당의 기탁음식물들을 5만여 자선단체를 통해 2,600만의 수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구미, 오세아니아 지역을 제외하고는 98년 한국이 처음 도입했으며 이밖에도 필리핀이 99년에, 아프리카 남아공이 2000년대 들어 이 활동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 법․제도․문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푸드뱅크 운동을 도입한 국가들은 한결같이 기부자들에 대한 세금감면, 기탁금에 의한 안전사고 보장 등 법적․제도적 지원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기부자들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기탁자들에 대한 각종 보호장치를 마련해 주고 있다. 우선 기탁음식물들이 기부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일체의 민․형사상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기부자들에 대한 익명성이 보장됨은 물론 고의적 중과실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 책임도 묻지 않도록 되어 있다. 이 외에도 식품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는 각종 표시제도가 합리적으로 정비되어 있고,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책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가령 정부 차원에서 푸드뱅크에 음식물들을 기탁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근거법안(예 -󰡐�Federal Surplus Donation Act󰡑�)을 만들어 일정량의 기부를 하고 있으며, 민간 소규모 기탁자들에게는 호텔비나 숙박비를 감면해주거나 관광비를 할인해 주는 등 정부차원에서의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아직 법적 제도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 국내 현황 (성공회푸드뱅크의 예)

   1998년 5월 6일 설립된 성공회푸드뱅크는 국내 최초로 전문적인 푸드뱅크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관이다. 1998년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국가적 사태 속에서 대량 발생한 결식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정책제안을 하는 한편, 관련 단체를 규합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를 결성함으로써 민간푸드뱅크 설립을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푸드뱅크활동은 초기 서울을 동서남북으로 나누어 󰡐�먹거리나누기운동󰡑�의 이름으로 이루어졌으며 마침 조성된 결식아동 돕기 붐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어 갔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고, 민간 참여단체들 조차 푸드뱅크라는 전문기관의 설립에 소극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결국 성공회 단독으로 푸드뱅크를 세우게 되었다.

   성공회는푸드뱅크 사업을 전국사업기관인 관구로 이관, 활동영역을 전국화하는 한편, 대외적 활동력과 공신력 확보를 위해 2000년 5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 활동의 폭을 넓혀나갔다. 한편 적극적인 홍보, 후원자 및 기부처 확대, 활동장비 확충, 교육을 통해 전국 조직으로서의 기틀을 다져나가 2004년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서 상근 활동직원 36명, 대형급식버스 1대 및 중대형 냉동탑차 20여대의 기반을 갖추고 하루 12,000명의 결식이웃들에게 먹거리 제공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활동 유형도 다양해져 지역 재가급식, 옥내외 급식, 도심버스급식, 도시락 및 반찬배달 서비스, 먹거리나눔마당 등 아웃리치 사업, 결연사업, 유기농장 운영 등을 벌이고 있다.

   󰡐�배고픈 이 없는 세상을 향한 발걸음 since 1998' 의 캐치프레이즈로 활동을 하고 있는 성공회푸드뱅크는 올해 7년차를 맞이하며 국내 결식문제의 안정적 해결을 위해 중앙조리센터 설립 등 핵심 인프라 확충, 후원 봉사자 확대를 위한 수요주먹밥콘서트 등 행사 실시, 지역활동의 표준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활동체계 재정비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공회푸드뱅크는 먹거리 나눔이 곧 마음과 정성의 나눔이요 결국 생명의 나눔이라는 인식하에 이 활동을 통해 갈라져 나누지 못하는 사회를 통합해 나가는 초석을 놓고자 하고있다. 특별히 결식계층이 보편적으로 처한 총체적 빈곤문제의 해결에 관심을 갖고 이를 위해 필요한 제반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푸드뱅크는 사회적 재고로 머물고 있는 물품과 봉사가 총체적으로 이합집산하는 산실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성공회푸드뱅크는 대안화폐운동 등 다양한 사업화를 고민하고 있다


Ⅱ. 국내 푸드뱅크 운동의 사회적 의의와 전망


1. 사회적 의의

 가. 취약 결식계층을 위한 새로운 민간 사회안전망

   1) IMF 구제금융시대 이후 국내 결식인구의 지속적 증가 및 만성화

   지난 2001년 4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결식학생 수는 약 16만 4천 여명에 달한다. 이는 약 12만 정도로 추정되는 미취학 결식아동들을 제외한 숫자이다. 여기에 결식노인 약 22만(󰡑�1999 대한노인회)과 노숙자 및 쪽방 거주자 약 2만(󰡑�2000 전국실직노숙자대책종교시민단체협협의회), 장애인, 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수를 모두 합하면 국내 결식인구는 60만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국내 결식인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간접자료들을 통해 그 규모를 어렵지 않게 추정해 낼 수 있다. 1999년 말 참여연대와 UNDP 그리고 올해 KDI가 내놓은 보고서는 공히 국내 최저생계비 이하의 인구를 전 국민의 17~18%에 달하는 약 1,000만 명 정도로 잡고 있다. 한편 200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도 2000년 현재 국내 절대적 빈곤인구를 4백 64만명(전 인구의 9.9%)으로, 상대적 빈곤인구를 6백 19만명(전 인구의 13.2%)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는 결식문제를 안고 있는 직․간접적으로 안고 있는 인구가 상당수에 이름을 보여주고 있다. 절대빈곤층이 겪는 결식문제가 결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잠재적 결식인구 즉 취약계층 전체의 문제임을 의 증가로 확대 혹은 만성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별사회의 고령화에 따라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결식노인들과 스스로 결식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성장기 결식아동들의 경우 정부나 민간이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도 갉아먹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2) 경제난․식량난 등으로 인한 북한지역 결식문제의 심화

   몇 년 전 TV에 소개된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흙을 파먹고 나무껍질을 벗겨먹는 광경,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모습을 보며 그야말로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나 있음직한 현실이 불과 수 십 킬로 너머에 있는 이 땅 한쪽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주었다. 1999년 말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WFP, FAO, EU 합동조사단의 공식보고서는 이런 현실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7세 이하 어린이의 16%가 급성영양실조, 62%가 만성영양실조 및 발육부진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식량난은 절대농지 부족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천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있었던 올해 사정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부터도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북한의 식량난은 향후 통일 과정에 심각한 사회통합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남한에서는 해마다 엄청난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버려지고 한 해 수 조원에 달하는 돈이 살빼기(다이어트)에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통일 자체를 회의하게 만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사회적 통합과 통일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잉여식품자원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시작할 때이다.

 나. 잉여 식품의 복지자원화 및 건강한 나눔 문화 조성에 이바지

   우리나라는 한 해 1,500만 톤의 곡물을 수입하는 세계 제 3위의 식량수입국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선 한 해 470만 톤에 이르는 아까운 음식물들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활쓰레기 중 음식물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의 경제적 가치만도 한 해 약 8조원 어치에 이른다.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매립하는 데만도 한 해 4,0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푸드뱅크는 바로 이런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이를 사회적 자원화 할 수 있는 생산적 운동이다.

   한편 푸드뱅크 운동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나눔 문화를 복원하고 건강한 기부․봉사․지역공동체 문화를 세울 수 있는 좋은 소재의 운동이다. 무엇보다 푸드뱅크가 우리사회에 미칠 수 있는 사회적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자원절약이나 친환경운동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먹거리를 매개로 이 땅에 나누고 섬기는 문화를 심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다. 효과적인 친환경 운동

   국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한 해 약 470만톤으로 이 중 대부분이 환경오염도가 높은 젖은 쓰레기이다. 그나마 이 쓰레기의 93%는 매립에 의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립에 드는 비용만도 한 해 4,000억원이나 되며 그 매립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오염된 환경의 복구에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 그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에 이른다. 푸드뱅크는 이런 비용을 줄이고 이를 복지자원으로 전환하는 이중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운동이다.

2. 푸드뱅크의 가용자원, 지원대상 및 전망

 가. 가용 자원

   푸드뱅크가 취급하는 식품자원은 크게 식자재, 가공식품, 조리식품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활용 가능한 잉여먹거리는 얼마나 될까? 우선 식자재류에서 대표적인 것은 생산현장에서 버려지는 먹거리들이다. 이는 각종 요인 이를테면 올해 배추나 양파처럼 과잉 생산되었거나 광우병․구제역 파동처럼 일시적 요인에서 수급불균형이 생겨 발생되는 물건들도 많다. 최근에는 수입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입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 농수축산물도 상당량 늘어나고 있다.

   한편 각종 가공식품류도 통상 생산량의 약 5% 정도(유제품 류 등은 약 10% : 󰡑�99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폐기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푸드뱅크의 경우 이런 가공식품류가 대부분 주식원으로 활용될 수 있게끔 패스트푸드(Fast Food), 혹은 캔드푸드(Canned Food)화 되어 있어 푸드뱅크에 기탁되는 물건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점과도 비교되는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조리된 후 소비과정에서 버려지는 음식물들도 상당량에 이른다. 통상 이런 음식물쓰레기는 뷔페, 예식장, 학교, 호텔, 대형 식객업소, 빌딩식당 등 집단 급식현장에서 버려지는 것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 양 또한 어마어마한 양이다. 또한 이런 음식물쓰레기는 간이 배어 있어 폐기처리 이외의 방법으로는 활용이 곤란하다는 점, 폐기 시 엄청난 환경오염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안고 있다.

   이외에도 군수물자, 재해물자, 수급조절물자 등 정부가 각종 목적과 이유로 비축하고 있는 물자도 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먹거리를 포함한 정부의 각종 잉여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각종 법안(󰡐�Federal Surplus Property Donation Act','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 Act'등)들을 통해 이를 푸드뱅크에 기탁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등지에서는 푸드뱅크에서 각종 생필품도 취급하고 있다. 먹거리가 없어 굶고 있는 집안에 치약이나 칫솔 등이 있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나. 지원 대상

 

대상

인원

대상

인원

총계

1,801

기초생활수급자

(복지시설입소자)

1,550

(83)

결식아동

23

결식노인

50

중식지원대상학생

164

노숙자

6

쪽방거주자

8

                             (󰡑�2001 보건복지부 자료 / 단위 : 천명 / 국내)  

푸드뱅크의 1차적 지원 대상자는 물론 국내 결식 계층이다. 그 가운데서도 스스로 경제적 자립능력이 없는 아이들이나 독거노인, 미인가 소형시설, 무연고 노숙자나 쪽방 사람들 등을 우선적 지원대상자로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국가의 사회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다. 이른 바 사회보장제도나, 복지시설 및 기관, 공적 부조 등에서조차 소외된 이들인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북한 및 중․러 지역 거주 결식 동포들도 지원대상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3. 전망 및 발전과제

   푸드뱅크의 발전 전망은 각 나라의 상이한 조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세계 WTO 체제가 끊임없이 생산해 낼 수밖에 없는 빈부격차와 복지수요는 푸드뱅크와 같은 자발적 나눔운동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1967년 세계 최초로 이 운동을 시작한 미국 푸드뱅크(SECOND HARVEST)의 경우만 하더라도 1996년 현재 전국 200여 개의 센터 및 이를 이용하는 5만여 자선단체를 통해 해마다 약 2,600만 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으며 유사이래 최고 호황을 누린 최근 10여 년 사이에도 그 이용자 수가 해마다 약 5%씩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미국 푸드뱅크는 먹거리 뿐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도 기탁 받고 있는데 1996년도에 이미 연간 기탁량 43억불, 효율성 99.7%에 이르러 적십자와 함께 3대 자선기관에 손꼽히고 있을 정도이며 최근에는 기탁량이 수요를 넘어 자체 폐기하는 물량도 상당량에 이른다고 한다.


Ⅲ. 국내 푸드뱅크 운동에 있어서의 기업 연계활동


1. 기업연계의 당위성과 필요성

   기업은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업의 존재기반은 사회이윤 창출은 물론 그 존재 자체가 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상기할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윤의 사회 환원은 당연한 일이다. 푸드뱅크 운동의 발전을 위해 교회는 인적, 물적 자원을 십분 활용해야할 것이며 기업은 재고 및 잉여물을 기부함으로써 전략적 연대를 할 필요가 있다.  

2. 현황 및 사례

 가. 식품 기부

   푸드뱅크가 기존 급식지원기관들과 갖는 가장 큰 차이는 기금위주가 아닌 현물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상할 수가 있는 먹거리를 취급하다보니 자연히 운용방식, 필요장비 등이 현저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내 푸드뱅크 운동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역시 주요 식품회사들의 생산품들이 우리의 주식원으로서는 적합치 않은 물건들이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푸드뱅크의 급식지원에 사용되고 있는 물품은 조리식품 혹은 식자재 형태로 기부된 물품들이 대부분이다. 전체적인 식품 기부의 형태는 정기적인 기부와 부정기 기부로 나눌 수 있다. 정기적인 기부는 담당 부서, 혹은 담당자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고 부정기 기부는 물량이 발생될 때마다 기부하는 경우 혹은 각종 행사나 테마사업을 통해 기부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1) 가공식품

   현재 우리나라 푸드뱅크에 기탁되고 있는 가공식품은 주로 캔류, 양념류,  빵․과자류, 라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식원으로 보다는 간식 혹은 보조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 식생활문화가 조리음식 위주로서 인스턴트화 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스탄트 식단이 주식원으로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서구사회와 크게 다른 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조리된 밥, 가공 김치 등 식자재나 밑반찬류의 인스턴스화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이런 물품들의 기탁 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지금껏 남는 식품들을 폐기해온 업계의 오랜 관행과, 음식사고에 대한 우려, 브랜드 이미지의 고려 등으로 가공식품의 기탁은 그리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다. 1996년 한국식품공업협회가 9대 식품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반품처리비율인 4.16%를 적용해 볼 때 협회 산하 식품업체의 연간 반품액만도 약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현재 이들 대부분은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잉여 가공식품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발생되는데 몇 가지 요인과 기탁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일상 재고품을 고정 기탁하고 있는 C사

   중견 대기업인 C사는 가장 적극적으로 푸드뱅크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경우에 속한다. 사내에 전담 부서가 있으며 캔 음료 등 여러 종류의 잉여생산품을 기탁하고 있다. 지난 해 9억 5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탁했으며 올해에는 20억 상당의 물품을 기탁할 예정이다.

   ② 명절 대목 후 선물세트를 기탁하고 있는 S사

   S사 역사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이다. 이 회사는 양념류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명절 등 대목 후 선물세트로 만들어 판매하다 남은 물건들을 푸드뱅크에 기탁하고 있다. 선물세트에는 식용유, 간장, 물엿 등 유통기한이 상이한 제품들이 한꺼번에 포장되어 있는데 판매되지 않은 재고품의 경우 포장을 해체하고 각 물품별로 재 포장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푸드뱅크를 통해 기탁하고 있다.

   ③ 업무과실로 D사로부터 기부된 통조림 2,000박스

   D사는 외국에서 주로 통조림류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회사이다. 올해 초 갓 수입해온 후르츠칵테일 통조림통에 유통기한 표시를 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로 2003년으로 표기되어야 할 시한을 2001년으로 잘못 찍어 6,000통(6EA×2,000박스)를 판매하지 못하고 푸드뱅크에 기탁해 왔다. 참고로 현행 식품위생법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의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④ 납품실패로 들어온 냉동 양념닭고기 20톤

   H사로 납품을 해온 중소기업체인 A사는 냉동 양념 닭고기 20톤을 기부해왔다. 양념을 해 익힌 후 냉동시킨 제품으로 간단한 조리방법으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유통기한도 반년 이상 남은 훌륭한 영양식이었다. A사는 H사가 요구한 양념 맛을 충분히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납품단계에서 클레임에 걸려 20톤의 물량을 송두리째 푸드뱅크로 보내오게 된 것이었다.

   2) 식자재

   식자재는 우리나라 푸드뱅크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물건이다. 그 자체로서 하나의 음식물이자 조리를 위한 기초재료로서 식자재는 푸드뱅크 입장에선 꼭 필요한 먹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잉여 식자재는 생산, 유통과정에서 모두 발생되는데 그 발생 량은 한 해의 작황, 수입량, 소비여건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좌우된다.

   ① 생산 과잉으로 출하가 포기된 알타리

   지난 해 경기도 K농협을 통해 기부된 알타리는 생산과잉으로 출하단가가 맞지 않아 푸드뱅크로 기부된 경우였다. 당시 푸드뱅크는 직원과 봉사자들을 동원해 약 3,000평에서 생산된 알타리를 그날 부로 모두 수거해왔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로 출하되지 못하고 갈아엎어지는 농산물의 양은 해마다 엄청나다. 올해만 해도 배추와 양파 등이 과잉 생산돼 생산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② 가축 파동으로 판로가 막힌 육류를 기탁해온 K사, M사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광우병, 구제역 파동은 국내 육류소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소비가 급감한 대신 닭고기 등의 소비가 늘어났다. 한 냉을 통해 호주로부터 들여온 육류를 판매해오던 서울 마장동 K사와 신탄진의 M사는 가축파동으로 판매량이 급감하자 약 40톤에 달하는 쇠고기류(고기, 사공, 도가니 등)를 푸드뱅크에 기탁해 왔다. 물론 안전성은 충분히 보장된 물건들이었는데 월 300만원이 넘는 냉동보관료 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기부된 것이었다. 한편 상대적으로 소비가 늘어난 닭고기를 전문 취급하는 H사의 경우도 일 평균 20만 마리 이상을 취급하게 됨에 따라 수급에 차질이 있는 날은 많게는 5톤 정도의 잉여물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렇듯 해마다 분유 파동, 소 파동, 고추 파동 등 각종 사회적 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잉여먹거리의 양도 상당한 수준이다.

   ③ 온도 급강하로 얼어버린 김장용 배추

   대지 16만 5천평에 물동량만도 연간 240만 톤에 이르는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푸드뱅크에 간간이 엄청난 양의 물건을 기탁해 온다. 1999년 12월 S청과는 야적된 겨울 김장용 배추와 무가 온도 급강하로 얼어붙어 판매에 차질이 생기자 이중 상당량을 푸드뱅크로 보내왔다. 푸드뱅크에서는 이를 수 차례에 나누어 각 시설에 보내는 한편 당시 실업극복 민간 사업단에 보내 요긴하게 사용한 바 있다.

   3) 조리식

   현재 푸드뱅크가 확보하고 있는 조리음식은 주로 대형식객업소나 학교급식소 등에서 나오는 밥과 국, 반찬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런 음식들은 주식거리용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몇 가지 잇점이 더 있다. 우선 식자재를 다듬고 익히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므로 그만큼 비용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과 또한 대개 양념이 되었거나 젖은 상태의 음식물들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으로도 친환경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조리음식은 기온이 높은 5월 중순경부터 8월 말까지는 운반, 관리 등 취급 시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며 적절한 영양관리와 수급균형을 위해 찬류의 보강이 늘 필요하다.

   ① 학교급식

   학교급식 후 남는 음식물은 푸드뱅크엔 상당히 중요한 식자원이 된다. 1967년 학교급식법이 시행된 이래 현재 초등학교는 의무급식을, 중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선택적 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법이 규정하고 있는 시설요건과 자격증 소지자의 채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안전성과 영양가 면에서 믿을만한 음식이 제공되고 있다. 문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아까운 음식물들이 학교급식 후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도시의 경우 적게는 하루 50명분에서 많게는 200명분의 음식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문제는 학교급식물을 제공받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사실이고 수거과정에서도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3개 학교 이상을 돌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② 기업 본사 빌딩

   학교 외에 많은 양의 조리음식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는 뷔페, 예식장, 호텔 등이 있다. 그러나 뷔페, 예식장, 호텔 등에서 나오는 음식물들은 생각보다 확보가 쉽질 않고 또 결식이웃들에게 일상식으로 제공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조리음식의 대량 확보에 가장 용이한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본사 직영식당이 있는 빌딩들이다. 성공회 푸드뱅크의 경우 S사, K사, H사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본사 직영식당들을 여러 군데 들어가고 있다. 본사 직영식당의 잇점은 우선 사원들의 복리차원에서 음식의 질이 좋다는 점이고, 회상 담당부서의 동의가 있을 경우 외부로의 제공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런 식당에서 확보되는 음식물들의 양은 대기업빌딩의 경우 한 빌딩당 하루 300˜400명분이나 된다. 푸드뱅크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기탁처 중하나이다.

 나. 기금 후원

   주로 현물을 주로 취급하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푸드뱅크의 경우 역사가 오래되고 기금모집에 능숙한 다른 사회운동기관과는 달리 기업과 연계된 모금사업을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지난 수년간 푸드뱅크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기업 모금 사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① 제약회사 H사의 H소화제와 연계한 CRM(Cause Related Marketing)

   중견 제약회사인 H사는 1999년 1년간 소화제 H의 판매대금 중 일부를 푸드뱅크에 결식아동 급식기금으로 지원했다. H소화제 1박스(200Tab) 판매 시마다 100원씩의 기금을 적립했는데 연간 총 5,800만원의 기금이 적립됐다. 비슷한 사례로는 1999년 패스트푸드사인 L사가 진행한 결식아동 돕기를 햄버거 마케팅, 식품회사인 B사와 현재 진행중인 우유 마케팅 사례 등이 있다.

   ② 유가공회사인 H사의 정기고객 늘리기 사업과 연계한 마케팅

   H사는 지난 1999년 12월 15일부터 2000년 2월 15일 까지 2개월간 자사 제품의 정기구매를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1회에 한해 M제품은 2,000원, 나머지 제품은 1,300원씩 적립해 결식아동기금으로 제공했는데 이 기간 중 약 33만명이 참여해 약 4억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③ H투신 등과 함께 한 사이버 증권 투자 이벤트 모금

   H투신은 올해 7월 한달 간 E사 등 벤처기업 8개 사와 함께 인터넷 상에서 사이버 증권투자 이벤트를 열었다. 이 행사는 연예인 3명에게 총 1억원의 투자금을 주고 사이버 고객이 지정해 준 주식 중 한가지를 골라 투자해 수익을 얻을 경우 수입액의 50%는 참여 고객에게 나머지 50%는 결식아동 돕기에 사용하도록 기획된 행사였다. 기간 중 장 악화로 수익은 나지 않았으나 참가 기업들의 소액 협찬금이 푸드뱅크로 기부되었다.

   ④ E사, S사, P사 등이 지원한 냉동 탑차

   E사, S사, P사 등은 자사 기부광고 게재를 조건으로 푸드뱅크에 냉동탑차를 기부해주었다. 현재 푸드뱅크 활동차량은 달리는 홍보판 역할을 하고 있어 일정한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 기타(봉사, 기술, 행사, 캠페인 등) 지원

   ① T사의 인터넷 전용선 지원, P사의 소프트웨어 제공

   케이블 회선 임대사업체인 T사는 1999년 이후 푸드뱅크 홈페이지 서버 구축및 업무 네트워크화를 위해 512K 회선, 라우터, 캐비넷, 모뎀 등을 무상제공 하고 있다. 한편 컴퓨터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인 P사는 지난 1999년 푸드뱅크 홈페이지 제작을 위해 필요한 DB 및 OS관련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② S, H사 직원들의 급식 봉사활동

   회사가 시내에 위치한 S사와 H사 직원들은 현재 푸드뱅크가 진행하는 급식프로그램 중 노숙자 및 쪽방사람들을 위한 서부역 급식(월, 목), 서울역 급식(화)에 정기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③ S기획사의 홍보물 제작 지원

   충무로에 위치한 S기획사는 푸드뱅크가 격월로 펴내는 소식지와 각종 부정기 간행물을 인쇄하는 데 필요한 디자인, 편집 등 작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3. 다양한 기업연계 방안의 개발

 가. 기업 연계 마케팅의 다원화

   1) 식품 기부

   ① 대형 할인점과 연계한 󰡐�이웃을 위한 구매󰡑� 운동

   푸드뱅크의 취급물품은 소비 후 남는 식품 혹은 과잉 생산된 잉여식품에만 머물지 않는다. 나눔운동으로서의 푸드뱅크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소박한 나눔 즉 십시일반의 활동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 의미에서 캐나다, 프랑스 등지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이 방법을 우리도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일반인들이 대형 할인매장 등에서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 결식이웃들을 위해 식품을 한가지씩 더 구입해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것이다. 가령 라면 1박스를 구매한 경우 카운터에서 계산을 마치고 구입한 물건 중의 일부를 출구에 설치된 수거함에 넣는다. 할인점 측에서는 냉장 냉동기능을 갖춘 수거함을 제공하고 캠페인을 통해 이런 기부를 늘려가고, 푸드뱅크는 이를 정기적으로 수거해 가면 된다. 우리나라도 최근 수년간 할인매장의 수도 늘고 이용자 수도 늘어 이 방법은 활용 가능한 현실적 방안이 될 것이다.

   ② 개인, 식료품점 등 소규모 기부자들을 위한 참여루트의 개발

   현재 우리나라의 푸드뱅크에는 일반인들의 소규모 식품기부가 쉽지 않다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푸드뱅크가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대중적 시민참여운동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적절한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령 미국 SECOND HARVEST의 회원단체이며 뉴욕시 다섯 개의 자치구(Manhattan, The Bronx, Queens, Brooklyn, Staten Island)의 1,300여 사회복지 시설에 음식물을 제공하고 있는 뉴욕 푸드뱅크 FFS(Food for Survival)의 경우 다양한 물품과 기금의 확보를 위해 교회나 학교 각 지역 우체국 등 공공 시설물에 음식물 수거함 등을 설치해 놓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으로는 24시간 편의점, 우체국, 동사무소 등 네트워크를 가진 기관들과 연계해 음식물들을 기부받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렇게 수집된 물품의 운반에도 운송 인프라를 갖춘 택배회사나 개인택시 단체, 지역 차량봉사대와 연계한다면 좋은 운동이 될 것이다.

   ③ 각종 테마사업을 통한 기업연계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 농업문화권에 속한 나라에는 계절식이 발달되어 있고 또 특별한 음식과 관련지을 수 있는 절기들이 많다. 가령 구정, 한식, 추석, 동짓날 등이 그것이다. 이런 특별한 문화를 푸드뱅크 사업과 연계한다면 각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테마를 찾아낼 수 있다. 예컨대 현재 성공회 푸드뱅크가 3년째 실시하고 있는 󰡐�결식이웃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의 경우 일반인들의 현물 및 후원금 기부, 배추 걷이 농활, 김장 담그기 봉사 등 다양한 참여 창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편 이 행사와 관련 기업들의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다. 가령 액젓 제조사로부터는 김장 담그기에 필요한 액젓을 제공받을 수 있고, 김치제조사들로부터는 무채 제조기, 배추 세척기 등 전문적인 관련 장비와 기술 혹은 현물도 지원 받을 수 있다.

   2) 모금

   ① 관련 공산품 판매와 연계한 CRM(Cause Related Marketing)

   푸드뱅크가 필요로 하는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각 기업들의 제품 판매 시 소비자들의 참여를 촉발할 수 있는 제품군과 연계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결식아동 돕기 테마와 관련 있는 햄버거, 유제품, 유아용품, 장난감, 어린이 교육교재나, 결식노인 테마와 관련지을 수 있는 각종 의료기, 의약품, 등의 판매 시 이를 적용해 볼 수 있다. 단 이런 경우 이미지가 이미 형성되고 시장진입이 완료된 기성 제품보다는 적절한 신제품의 홍보전략에 이를 도입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기업명(업종)

제품명

모금기간

적립방법

조성액

H(제약회사)

H(소화제)

1999(1년간)

1박스당 100원

58,194,200원

L(패스트푸드)

B(햄버거)

1998(1년간)

1개당 10원

약 2억원

B(식품회사)

5(우유)

2001.10~2002.9(1년간)

1개당 1원

1,500만원

(예상)


   ② 각종 서비스상품 연계 CRM

   비단 공산품에만 CRM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각종 서비스 상품 판매 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령 각 은행, 증권업계의 금융상품과 연계해 공익성을 살릴 수 있는 모금방법을 개발하거나, 각종 문화상품 이를테면 영화, 연극, 놀이동산 상품 등과 연계해 이를 개발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각종 서비스 이용, 물건 구매 등이 광범위하게 늘고 있어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민될 필요가 있다.

   ③ 각종 이벤트 연계

   각 기업들이 벌이는 이벤트와 연결해 기금을 모을 수도 있다. 백화점의 자선 바자회나 증권․투신사의 사이버 투자 수익률 대회, 카드사의 복권 식 추첨 이벤트 등과 연계할 수 있다.

   ④ 끝 전 모으기

   고객이나 기업 차원에서가 아닌 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다. 직원 수가 많은 직장의 경우 노조 등의 협조를 구해 월급의 자투리 끝 전 모으기로 참여할 수도 있다. 가령 1천명의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회사의 경우 1천 원 이하의 끝 전(1원~999원)을 모아 내는 것이다. 이 방법의 경우 수수료 등의 문제로 개별적으로는 참여할 수 없고 회사 내 급여 담당 부서를 통해 일괄적이고 정기적인 방법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은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 하겠다.

   ⑤ 푸드뱅크 자체 이벤트에 관련기업 참여

   기업 자체 마케팅이 아닌 푸드뱅크가 마련한 행사나 이벤트에도 관련기업의 참여가 가능하다. 가령 국내 푸드뱅크 운동에 있어 가장 큰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인 물류창고나 장비 지역센터 마련 등을 위해 특별 이벤트를 벌이고 여기에 관련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지역 푸드뱅크 센터 건립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나눔 센터󰡑�(가칭) 건립을 위해 매월 지역 내 공공장소에서 󰡐�모의 센터 건립 이벤트󰡑�를 갖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행사장에서 기부금을 내고 장난감 블록을 구입하여 자신의 이름을 새긴 후 미리 설계된 센터 모양의 집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이벤트로 모은 기금은 추후 실제 건축 시  건축비용으로 충당되며 참가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장난감 집은 진짜 센터가 건립된 후 센터 내부에 전시 보관된다.

   3) 기타(기술지원, 봉사, 캠페인 등)

   ① 정유사, 주유소의 유류비 제공 / 정비회사의 경정비 지원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국내 푸드뱅크가 활성화되기 위해 꼭 필요한 지원사항 가운데 하나가 바로 냉동탑차, 냉동설비 등의 구입과 운영이다. 냉동탑차의 구입이나 냉동설비를 마련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게다가 관리 유지비 또한 만만치 않다. 특히 차량의 경우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실수요자들을 찾아 거친 산동네 등을 누비다보면 차량유지비가 만만치 않게 나온다. 따라서 푸드뱅크 차량의 유류비를 지원할 수 있는 정유사나 주유소, 경정비업체 등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② 전문 자원봉사 및 운영 지원

   푸드뱅크는 고효율 저비용 운동이다. 이는 잉여자원을 활용하는 푸드뱅크 본연의 위상에서 나온 요구다. 그러나 푸드뱅크가 취급하는 물품은 잘못될 경우 인명을 해칠 수도 식품류로서 전문적인 취급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프랑스에서는 푸드뱅크의 콜드체인 시스템 설치와 관리에 정부가 많이 관여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도 지역 내 전문 기업들의 기술지원과 운영 참여가 일반화되어 있다. 미국 뉴저지 푸드뱅크의 경우 동부지역 최대의 슈퍼마켓인 Shoprite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 해 105만 파운드의 현물과 60만불의 현금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푸드뱅크를 돕기 위한 교육․자원봉사․홍보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1999년 한 해만도 직원들이 봉사에 참여한 시간이 총 1,000시간에 이른다. 물론 이 봉사는 단순자원봉사가 아닌 지게차 등 장비를 이용한 작업이거나 냉동설비 관리 등 전문적인 지원이 대부분이다.

 나. 기업참여 활성화 방안 마련

   푸드뱅크가 기업과 연계한 활발한 활동을 벌여나가기 위해서는 민간의 노력은 물론 정부 차원의 각종 제도적 지원과 정책적 배려가 불가피하다. 특히 참여기업의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세금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의 확대 제공과 기부자 보호 법안 마련 등은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할 사항들이다.

   1) 홍보

   적극적인 홍보는 푸드뱅크 운동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우선 푸드뱅크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성을 높이는 일은 홍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별히 자발적 기부나 봉사의 경험이 일천하고 오너 등 일부 경영진에 의해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문화에 비추어 볼 때 기업 내 실무 부서나 개인의 결정으로 기부 확대가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의 원활한 기업 참여를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에서의 적극적인 홍보 못지 않게 정부차원에서의 행정지도와 계도가 필요하다.

   2) 유통기한 표시제도의 합리적 개선

   현재 우리나라의 식품표시제도는 식품에 유통기한만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대부분 식품의 판매기한을 의미하는 유통기한 외에 식품의 취식 가능 기한을 표시하는 표시제도가 다양화되어 있다. 이는 식품의 판매, 소비 과정에 그 활용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국내 식품표시제도도 최소한 유통기한과 유효기한으로 2원화 하는 방안을 적극 도입하여 유통기한은 지났어도 유효기간 안에 있는 음식물은 푸드뱅크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해야 할 것이다.

   3) 기부자 보호법 마련

   기업의 푸드뱅크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참여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와 함께 만일의 식품사고시 선의의 기부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이미 이런 기부자 보호제도를 마련 시행하고 있으며 호주 등지에서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4) 식품의 안전성 확보대책 마련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푸드뱅크 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이다. 이를 위해서는 냉동탑차, 냉동설비 등 필요한 장비를 충분히 갖추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취식 가능여부를 가리는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관능검사가 주축이 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할 때 푸드뱅크 종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식품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 말단 현장에서 누구나 간편하게 음식의 손상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역학도구를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Ⅳ. 교회의 역할


1. 푸드뱅크 활동을 위한 인적, 물적, 재정적 토대 제공

○ 공교회 체계를 이용한 전국 및 광역네트워크의 구축 (성공회의 경우)

- 중앙기구의 공공법인화

- 개별활동체의 지역화

○ 대형교회의 지역푸드뱅크 역할 참여 (인적, 물리적 토대 제공)

- 개교회주의 탈피, 종교성 탈색 등이 과제

○ 다양한 활동으로 참여

- 생필품 모으기, 사랑의 성미 모으기, 겨울 김장 지원, 취약계층 초청잔치 등 

- 동전 모으기, 삶의 십일조운동, 1교회 1시설 자매결연 등

- 각종 관련 회의, 집회, 행사 시 장소 및 편의 제공 등

2. 공급주체(국가, 기업, 중간기관)와 가난한 이들을 잇는 가교

○ 전국 어느 곳에서나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교회

○ 말단 현장, 지원 사각지대 밀착 지원

3. 신앙적 역할 

○ 사람중심, 수요자 중심의 지원

○ 먹거리 나눔운동과 연계 생명, 환경, 생태, 인권의식 고취

○ 경쟁과 하이테크 시대의 후유증과 부작용 치유 앞장

 

출처 : 마음 가는 대로
글쓴이 : 래리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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