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복지시설, 노인들 넘쳐나…중병 노인 외면
대조적인 유료&복지 시설
#1. 서울 중심에 위치한 유료 노인복지시설인 시니어스 타워. 30평 남짓한 방에는 텔레비전·냉장고 등 가구가 보기 좋게 갖춰져 있다. 대기업 자녀를 둔 이 씨 할머니는 자식들 덕분에 이 곳에서 제 2의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이 씨 할머니 뿐만 아니다. 이곳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 대부분이 상위 10% 계층에 속해 있다. 15년에 1억이라는 적지 않은 액수의 이용료를 지불해 가면서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행복해 보인다.
#2. 신림동 3가 한 허름한 상가 3층에 위치한 ‘난곡 노인의 쉼터’. 30평이 채 되지 않은 좁은 공간은 점심시간이면 점심을 먹기 위해 모인 60명의 할머니들로 붐빈다. 이 곳을 찾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신림동 판자촌을 헐면서 이주를 하지 못 했거나, 자식들에게 버림 받은 딱한 사연이 얽힌 갈 곳 없는 할머니들이다. 노인의 쉼터 강남석 원장은 “이 곳을 찾는 노인들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나 이를 감당할 만한 재정과 인력이 부족해 어려운 실정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3. 사회 양극화로 노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뒤따라 심화되고 있다. 자연스레 노인복지시설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 조사에 따르면 200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은 8.6%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의 주관적 계층의식 중 하위층이 차지한 비율이 59%를 차지해 저소득층 노인문제는 갈 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의 전화 사무국장 강병만 씨는 이에 대해 “저소득층 노인의 비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담당하고 있는 복지시시설의 수는 3%에 그쳐 극히 미미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노인복지시설 부족 문제 외에도 무료 노인복지시설 수용환경이 열악하다는 것도 문제. 호텔 뺨 치는 유료복지시설에 반해 무료복지시설은 ‘단순 수용공간’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 장로교회 단체의 후원으로 세워진 ‘아름다운 집’은 현재 교회의 지원이 끊긴 상태. 때문에 정부보조금과 후원으로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다. 설립자 박지근 목사는 “재정이 부족해 전기세 등 세금도 내지 못해 끊긴 상황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인의 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 강 원장도 “교회의 후원이 끊기면서 현재는 100% 자비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 뿐 아니라 인력 부족도 문제”라며 “정치인들·대학생들은 가시적인 일회성 봉사에 그치기 때문에 지속적인 인력후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윤로 서울여대 사업학과 교수는 “경제난으로 인한 사회양극화가 계속되면서 저소득층 노인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4. ‘무료복지시설의 위기’라 하지만, 정작 이 곳을 찾는 사람들로 붐비는 실정이다. 그만큼 노인들의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지원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일 수록 더더욱 그러하다. 익명을 요구한 신(63) 씨 할머니의 경우,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아들 포기각서까지 썼다. 신 씨는 “자식에게 버림 받고 마땅히 갈 곳 없는 할머니들의 사연이 수두룩하다”며 수용인원이 꽉 차 있음에도 복지시설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무료복지시설에 발을 디딜 수조차 없는 노인도 많다. 탑골공원이나 세운상가 앞 공원은 그러한 노인들의 쉼터이자 숙소나 다름 없다. 세운상가에서 자리를 펴고 노숙하고 있는 장 씨 (70) 할아버지는 몇 번이나 무료복지시설을 찾았지만 쫓겨나기 십상이었다. 중병에 걸려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복지시설과 구청의 외면으로 방치해 놓은 상태. 이에 대해 한 무료복지시설 관계자는 “현재 이 곳에 노인들도 넘쳐나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다른 노인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노인은 안 받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노인의 전화 강병만 사무국장은 “저소득층 노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나 이에 대응할 무료복지 시설이 적다”며 수요 대비 공급의 불균형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중앙일보 시민사회연구소에도 동일하게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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