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스크랩] [스크랩] 청소년 자살원인 고찰 및 대처방안

하늘이슬 2009. 1. 14. 12:00

<요 약>

 

   이 연구는 청소년의 자살과 그 환경요인 및 자살 특징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청소년의 자살을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행적으로 자살관련 이론을 개괄하였고, 이어 청소년의 삶의 자리와 특성을 고려하며 그들의 자살행위에 영향을 주는 외부적인 요인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언론과 청소년 관련기관의 자료를 분석하여 청소년 자살의 특징과 문제점을 발견하고자 했으며, 동시에 시대적 경향성을 반영하고자 언론과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에 대해 살펴보았다.

 

  

Ⅰ. 서 론

 

1. 연구필요성 및 목적

 

   1997년 12월 5일,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정책의 통제권을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에 내어 준 한국 사회는 국제질서와 세계화의 냉혹한 경험을 치러야 했다. 긴축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과 위축된 경기로 인해 개인적인 정신적 고통과 긴장은 극에 달했으며, 정부 기능의 한계와 정권이양으로 인해 사회적 안전망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사회구성원들의 희망을 향한 고통분담과 위기극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가 도처에서 속출하였다. 이 시기를 전후한 사망원인 통계 자료에 의하면, 인구 10만명당 14.1명이던 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1998년에는 19.9명으로 급증하였다.1) 이에 언론은 소위, “자살공화국”, “사회적 타살공화국” 이라는 제하의 글을 내놓기까지 했다.2)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서로 간에 미치는 힘, 곧 ‘영향력’은 정확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또 힘의 관계는 한 번 정해지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불안정하게 변동한다. 이처럼 한 사회의 충만한 에너지도, 개인들 간의 인간관계도 한없이 불안정하여 깨지기 쉬운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어떤 특정한 장소, 특정한 상황에서 한 사람의 자살행위가 전염될 수 있다는 데이비드 필립스(David Phillips)의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삶이 그 사회 구성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특히 그들의 죽음은 세대와 가치 등의 차이와는 상관없이 대중에게 충격과 동조자살(copycat suicide), 모방자살(imitation suicides) 현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합리적이고 설득력을 가진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삶의 자리는 가정과 학교(학원 포함)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삶은 대부분 학업과 관련된 것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교의 교육과정과 입시제도의 잦은 변화는 학생들과 부모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 특히 명목뿐인 ‘고교평준화’에 의해 학원에 내몰리는 10대들의 삶의 자리는 ‘교실붕괴’, ‘학교붕괴’, ‘교육시장원리’, ‘특목고’, ‘학교서열화’에 이어 ‘교육의 양극화’라는 구조적인 문제의 극단에 밀려나 있다.

청소년의 자살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과제로써 난제 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성적비관, 입시탈락, 친구로부터의 따돌림, 휴대전화기를 사주지 않아서, 부모의 이혼 등의 이유와 사회의 불안정이 맞물려 연일 청소년의 자살관련 뉴스가 그칠 줄 모른다. 한 사회의 질서가 유지되고 발전되는 과정에서 희생이 없을 수는 없으나, 사회적 요구에의 부응을 위해 개인과 가정의 인격적 갈등이 조장되고 나아가 생명이 위협받는다면 그 사회는 이미 ‘고장 난’ 사회이다.

  통계청 자료(2008)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자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0대의 자살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다변하는 사회 환경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심리적 압박(짓누름)을 견뎌내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자살행위는 대부분 계획적이거나 어른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아니다. 청소년들은 환경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며, 이로 인해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자살행위가 많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청소년의 삶은 가정과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언론매체를 통하여 공개된 자살 청소년과 통계청 등 관련기관의 통계자료를 비교하여 살펴보면, 그들의 자살행위에 영향을 준 요소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자살과 자살이론, 청소년의 자살과 그 환경요인에 대하여 개괄하고, 그들의 자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언론과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청소년의 자살의 특징과 문제점을 파악하며, 청소년 자살의 효율적인 예방책을 고찰하고자 한다.

 

2. 연구문제

 

  이 연구에서는

첫째, 자살과 환경요인에 대한 이론 및 환경요인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둘째, 언론자료와 통계자료 분석 및 청소년 자살의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셋째, 청소년의 자살 예방을 위한 가정과 사회의 노력에 대해서 고찰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자살과 자살 이론

 

   자살은 인류의 가장 큰 비극이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의도와 행위는 가장 큰 의문이자 사회의 문젯거리이다. 그리하여 자살은 수 세기에 걸쳐 철학자, 신학자, 의사, 사회학자, 그리고 예술가들이 관심을 가져온 하나의 복합적인 현상이다. ‘자살’(自殺, suicide) 이라는 용어는 Thomas Browne 경(1605~1682)이, 자신의 저서인 ‘종교의학’(Religio Medici, 1642)에서 처음 사용하였다(WHO, 2007). ‘자살’ 또는 ‘자살행동’은, 사전적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스스로 자기 자신(sue)을 죽이는(caedo: kill) 것’ 즉, 한 개인이 스스로 죽기 위해 하는 자발적인 행동이다(하연희, 2001 재인용).

 

   자살이란 “자살행위로 인하여 죽음을 초래하는 경우로 죽음의 의도와 동기를 의식하면서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는 행위”로 정의되었다(Retterstol Nils, 1993). 자기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는 행위는 어느 정도의 자살의도를 가지고 그 동기를 인지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행한 상해(傷害)이다(석재호 외, 1999).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자살방지의 날’(World Suicide Prevention Day)을 즈음하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데, 매년 약 100만 명이 자살하며, 매 40초마다 자살로 인해 자살자 가족과 친척동료들이 고통을 받으며(2007), 15~25세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으며(2004), 2020년에는 자살인구가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2008).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자살 자살예방(Suicide and Suicide Prevention in Asia: WHO, 2008)에 의하면, 아시아인이 세계자살인구의 60%를 차지하며, 이로 인해 6,000만 명의 아시아인이 고통을 받는다고 하였다. 최근에는 15~25세의 젊은이들의 자살 행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살행동의 대부분은 가난, 실연(失戀), 실직(失職), 비정규직, 건강문제, 법적다툼 등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미디어의 자극적인 보도행태가 모방자살(模倣自殺)을 조장할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살행동을 감소시키는데 미디어가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WHO, 2004).3)

 

   자살의 배후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위한 과학적 시도는 1763년 처음으로 이루어졌으며, 자살행위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의미부여는 18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자살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된 데에는 계몽주의의 영향이 매우 컸으며,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흄(David Hume, 1711~1776)은 자살이 범죄 행위가 아니라고 처음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루소(Jean Jacques Rousseau, 1712~1778)는 자살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개인이 아닌 사회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자살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려고 하였다.

자살에 대한 다양한 학술적 이론은 19세기 이후 많이 나오고 있다. 19세기 초,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자였던 D. 에스키로르와 M. 드 토르 두 의사의 이론은 자살자들을 심신상실자로 보는 것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뒤를 이은 모리스 알브박스(M. Halbwachs)는 사회정세를 반영하는 정신적 문제와 연결시켜 자살이론을 수립하였다.

   오늘날 자살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의학,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철학과 정신분석학의 지대한 영향으로 사회심리적인 현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여러 가지 범주로 나누고 있다. 여러 학파의 이론을 종합해 보면, 자발적인 죽음은 심한 우울로 인한 자살, 병적 자살, 보복적 자살, 안정된 상태에서의 자살, 운명론적 자살, 영웅적 자살, 적극적 자살, 소극적 자살, 이론적 자살, 열광적 자살, 망상적 자살, 혼돈 상태에서의 자살, 살인청부업자에 의한 자살, 희생적 자살, 유희로써의 자살, 전략적 자살, 경계반응적 자살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M. 모네스티에, 2002). 이처럼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의 자살을 판단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사회학적 모델, 심리학적 모델, 생물학적 모델이 있으며, 최근에는 스트레스-취약성 모델이 등장하였다.

 

⑴ 사회학적 모델

   사회학적 모델은, 자살률이 사회통합에 반비례한다는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 1858~1917)의 사회통합이론에서 시작되었다.4) 뒤르켐은 매우 복잡한 인간 사회의 계속성과 응집, 변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회질서(social order)에 대하여 연구했다. 그 결과, 사회의 자율성과 통제라는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하였으며, 이후 사회적 유대성과 구속성의 정도에 따른 ‘자살이론’을 발표하였다. 그에 의하면, 자살은 개인의 심리적 동기가 아닌 사회를 향한 응집력의 상실과 지향해야 할 도덕적 규범의 결여에서 기인한다. 즉, 자살은 사회적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뒤르켐의 이론에 의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명제를 설정할 수 있다;

‘자살은 종교사회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자살은 가족사회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자살은 정치사회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위의 세 가지 명제를 통합하면, 각각의 사회가 자살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자살에 대한 면역성(免疫性)은 각 사회의 특수한 성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뒤르켐에 의하면, 각 사회는 서로 공통된 특성에 따르고 실천하며, 공동체로 관심을 기울일 때 강력한 통합을 이루게 되고, 그 결과로 자살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진정한 원인은 이들 모든 사회적인 그룹에 의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으로 소유되는 단일한 특질에서 찾을 수 있다. 그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유일한 특질은 그들이 모두 강력하게 통합된 사회적 그룹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살은 개인들로 구성되는 사회집단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뒤르켐, 1994). 나아가 지나친 개인주의는 단순히 자살을 촉발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자살의 원인이 된다고 뒤르켐은 주장한다.

 

   그러나 뒤르켐은 사회적 과정에서 의식(意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그의 체계 안에서 사회적 힘들에 의해서 통제된다. 인간이 능동적으로 그 체계들을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 뒤르켐의 전통 하에 있는 피아제(Jean Piaget, 1896~ 1980)의 인지과정에 대한 연구는 개개인의 창조성이 사회생활의 매우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점을 지적해 준다(George Ritzer, 2006). 따라서 사회학적인 모델은 자살과 관련된 개인의 심리적인 요인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Davison, 1999).

 

⑵ 심리학적 모델

   정신분석학의 입장은 자살을 일으키는 개인의 내적인 갈등(intrapsychic conflicts)과 무의식적 환상을 이해하는데 관심을 보인 것이다. 프로이드(Sigmund Freud,1856~1939)는 ‘애도와 우울증’(Mourning and Melancholia, 1917)에서 우울증 환자로부터 관찰할 수 있는 자기증오(自己憎惡, self hatred)는 본래 사랑하던 사람에 대한 좌절과 실망이 내재화되어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았다. Karl A. Menninger(1893~1990)는 자살을 역전된 살인으로 규정하였다. 그는 자살행동이 다른 사람을 향한 분노감 때문에 일어나기 때문에 자살행위는 자기변명 내지는 자기 처벌이라고 보았다. 그는 자신의 저서 ‘자신에 대항하는 사람’(Man Against Himself)에서 프로이드의 ‘죽음의 본능’(Thanatos)이란 개념을 인용하여, 스스로를 향한 죽음 본능은 3 가지의 적개심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세 가지는 죽이고 싶은 욕망(the wish to kill),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the wish to be killed) 그리고 죽고 싶은 욕망(the wish to die)이다.5) 이를 ‘앰비버런스’(Ambivalences; 감정의 교차)라고 한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배신당하거나, 믿고 있던 또는 그럴 수 없는 일을 당하게 되면 죽이고 싶은 원망이 생기고, 그 원망을 성취할 수 없을 때는 죽임당하고 싶은 원망으로 급반전, 자신을 가혹하게 파괴하려 든다. 그는 세 가지 동기 모두 모든 자살 행위에 관여한다고 강조하였으나, 분석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죽이고자 하는 원망과 죽임을 당하고 싶은 원망의 강도는 연령에 따라 감소하고, 죽고 싶은 마음은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남녀 성차(性差)에는 변화가 없었다.

 

   한편, 인지론자들은 주어진 환경이 내면화(內面化)되는 과정에서 자살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Gerald Klerman(1928~1992)은 정신병리를 겪고 있는 집단, 특히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자살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 우울증임을 입증하였다(1987). 그러나 Aaron T. Beck은 우울증의 정서적인 증상보다 인지적인 증상인 ‘절망’(絶望, hopelessness)이 자살과 가장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하였다(1973). Coleman과 Weber(2004)의 “절망은 모든 일이 잘되기 보다는 악화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기대와 연관이 있어 자살생각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견해는 이를 뒷받침한다.

   Baumeister는 자살을 ‘자신으로부터의 도피’(Escaping from the self)라고 하였다. 그는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1) 기대와 현실과의 괴리, 2) 괴리로 인한 자기 비난과 부정, 3) 주변의식으로 인한 자기지각의 첨예화(尖銳化)와 강화되는 자기부정, 4) 부정적인 정서초래, 5) 고통을 제거하려는 강력한 수단 강구하고 찾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모든 사상에 대한 의미부여를 거부하고 모든 것을 피상적, 무가치한 것으로 지각하고 해석하는 ‘인지적 몰각 상태(cognitive deconstruction)가 유발된다. 따라서 정신기능이 약해짐으로써 자살을 저지하는 내적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자신과 감정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수단으로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하게 된다. 신민섭(1992)은 우울증상으로서 절망보다는 행동 문제가 두드러지는 청소년 집단에서 보이는 자살생각이나 자살기도를 예측하는데 Baumeister의 이론이 더 타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지하였다.

 

⑶ 생물학적인 모델

   2007년 4월 프랑스 대선과정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르코지(Nicolas Sarkozy)는 ≪철학≫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1,200명에서 1,300명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자살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들의 부모가 잘 보살피지 않아서가

        아니다. 유전학적으로 이들은 허약하게 태어났고 미리 정해진 고통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환경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요인이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6)

 

   위와 같은 주장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것이 생물학적인 모델이다. 이 모델은 자살에 취약한 유전적, 생물학적인 특질이 있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자살자 가족들이 다른 사람에 비해 자살률이나 자살기도율이 현저하게 높다고 보는 Jean Baechler(1979)와 자살성향 자체가 후대에 전달된다는 가설로 자살성향의 배후에 정신질환에 약한 유전인자가 있고, 그 인자가 계속 유전된다고 주장한 A. Roy(1991), J. Mann 등을 들 수 있다. 또 생화학적인 관점에서 세라토닌(serotonin)이 자살과 밀접하다는 보고가 있다. 세라토닌은 마음의 안정 및 충동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인데, 자살자의 뇌에서는 세라토닌과 세라토닌의 대사물질인 5-HIAA (5-hydroxyindole acetic acid)이 평균치보다 낮게 검출되었기 때문이다(van Pragg, 1986).

 

⑷ 스트레스-취약성 모델

   이상에서 살펴본 이론들은 자살과 관련된 개인과 사회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충분히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이 스트레스-취약성 모델이다 (원호택, 1997). 이 모델은 유전적, 심리적 소인(素因)과 개인이 속한 환경의 상호작용이 심리장애의 원인이 된다는 이론으로써, 개인의 발달과정에서 유전적 소인과 환경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된 정신병리의 취약한 특성을 설명하는데 적합하다. 이 이론에 따르면, 취약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개인은 어떠한 사건이나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이 약해서 쉽게 심리장애를 갖거나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 유발 상황이 모두 스트레스 원(原)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 원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스트레스 유발상황이 일정기간 동안 지속되며, 둘째, 문제가 심각하며, 셋째, 예측 불가능하고, 넷째, 통제 불가능하다고 지각하며, 다섯째,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고, 마지막으로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하여야 한다.

 

2. 자살과 환경요인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정보화의 수혜로 우리는 어떤 사람이 자살하기 쉽도록 만드는 잠재적인 조건들, 유전적인 형질이나 심각한 정신병이나 충동적이거나 폭력적인 기질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사랑의 실패나 급격한 반전, 경제생활과 직업에서 맞부딪히는 어려움, 법정대결, 불치의 병, 장애를 불러오는 질병,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치욕적인 상황들, 알코올 혹은 약물의 남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어떤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지도 많이 아는 편이다. 가장 위험한 연령대와 사회적 배경과 성별을 알고 나아가 자살을 어떻게, 어디서, 언제 하는지, 자살의 방법, 시간, 계절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왜 자살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아는 것이 없다. 심리상태, 복잡한 동기, 미세한 생물학적 차이점들을 확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접하는 자살관계 자료나 문헌들은 복잡하고 일관성이 결여되고 이해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살해라는 불가해한 행위를 규명하고 설명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⑴ 자살

   자살의 개념은 매우 함의적(含意的)이다. 자살은 자살생각(suicidal ideation), 자살기도(attempted suicide), 그리고 자살행동(completed suicide)에 이르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정의되고 이해되어져야 한다(Cohen & Koegel, 1996). 자살은 고립된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관계’는 이분법적이 아닌 마치 그물코처럼 무수한 복수(複數)의 개념이며, WHO의 보고서 등에서 보듯이 자살 역시 관계의 복잡성이 내재되어 있다. 또한 연속적인 과정으로서의 자살 개념으로 정의될 때, 비로소 자살의 경향성, 자살행동의 우발요인, 자살의 위험도 측정 등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진다.

   자살생각은 자신의 삶을 유의미하지 않다는 즉,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박탈하는 자기파괴적인 의식과정을 거치면서 죽으려는 구상과 계획을 가지는 ‘인지적 활동’이다. 자살기도는 자살 미수(自殺未遂)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조작적이고 다양한 행위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죽음에 이르지 못한 자해행동이다. 자살행동은 자살의도를 가지고 직, 간접적인 파괴행동을 통하여 자기 자신의 신체를 죽이는 행위의 결과이다(김광수, 권용신, 1995 재인용).

   현실적으로 자살생각이 반드시 자살기도로 연결되거나, 자살행동으로 귀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살생각의 수준이 높을수록 자살기도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으로 보아 경미한 수준의 자살생각이라도 이후에 더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되거나 곧 바로 자살기도로 연결될 수 있다.7) 또한 자살행동과 관련하여 발표된,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절망)이 자살과 가장 관련이 있다는 가설은 인지적 활동으로써의 자살생각이 자살기도나 실제적인 자살행동으로 전이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⑵ 자살 환경요인

   청소년의 자살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 가족생활, 입시경쟁 등의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청소년의 자살 요인으로 가족의 생활사건, 과도한 입시경쟁 풍토, 대중문화에의 과도한 노출, 가치관의 차이 등을 꼽을 수 있으며(김운삼, 1997), 잦은 주거지 이동과 전학, 부모와 떨어져 사는 생활환경, 부모의 이혼, 사망, 별거 또는 재혼으로 인한 환경변화 등을 겪은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 자살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김충기, 2004). 이처럼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가정과 학교에서 부적응하게 될 경우 자아존중감과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이에 따라 사소한 문제에도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학업 성취도가 낮거나 또래집단을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자살생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신민섭, 2007; 조아미, 조승희, 2007).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으로는 가족, 학교 그리고 친구, 대중매체 등이다. 부모의 직업, 월수입, 종교 등은 청소년의 자살생각과 유의(有意)한 관련이 없으며, 가족형태는 미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재 가족관계보다는 과거의 가족생활 경험이, 친구관계 스트레스나 친구의 죽음이 주요 영향요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한 신문, TV, 소설,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제시되는 자살관이나 자살소식은 청소년의 자살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표 1. 청소년이 고민하는 문제*

 

 

 

 

 

 

 

 

 

 

 

 

(단위 : %)

구 분

신체

용모

건강

가정

환경

용돈

공부

(성적,

적성)

직업

친구

(우정)

이성

교제

학교

폭력

흡연,

음주

인터넷

중 독

기타

고민

없음

< 2002 >

 

 

 

 

 

 

 

 

 

 

 

 

 

15~24세

100.0

19.7

8.9

5.4

39.8

6.9

3.3

7.8

1.9

1.8

4.1

0.1

0.3

남 자

100.0

18.1

8.6

6.0

38.5

8.2

3.1

8.3

2.0

2.0

4.7

0.1

0.4

여 자

100.0

21.1

9.1

4.8

41.0

5.7

3.5

7.5

1.8

1.6

3.6

0.0

0.2

15~19세

100.0

18.4

6.8

5.7

48.9

5.2

3.3

5.5

1.2

1.5

3.1

0.0

0.4

남 자

100.0

17.9

6.7

5.9

47.6

5.3

3.0

6.1

1.4

1.7

3.9

0.0

0.5

여 자

100.0

19.0

7.0

5.5

50.4

5.1

3.7

4.9

0.9

1.2

2.2

0.0

0.3

20~24세

100.0

21.0

10.9

5.0

30.8

8.6

3.3

10.2

2.6

2.1

5.2

0.1

0.2

남 자

100.0

18.4

10.9

6.1

27.5

11.8

3.2

10.9

2.7

2.3

5.7

0.1

0.4

여 자

100.0

22.9

10.8

4.3

33.3

6.3

3.3

9.6

2.6

1.9

4.8

0.1

0.1

< 2006 >

 

 

 

 

 

 

 

 

 

 

 

 

 

15~24세

100.0

14.3

6.0

4.6

35.0

29.6

1.3

2.9

0.0

0.2

0.5

0.4

5.0

남 자

100.0

10.6

5.3

5.5

38.4

28.0

1.5

2.8

0.1

0.4

0.9

0.6

5.8

여 자

100.0

17.6

6.7

3.8

32.0

31.0

1.1

2.9

0.0

0.1

0.2

0.3

4.3

15~19세

100.0

15.0

5.1

5.2

56.5

10.2

1.9

1.4

0.1

0.1

0.7

0.3

3.4

남 자

100.0

12.5

4.5

6.1

56.4

9.8

1.9

1.8

0.1

0.2

1.2

0.6

4.8

여 자

100.0

17.7

5.9

4.2

56.6

10.6

1.8

1.0

0.0

0.0

0.2

0.1

1.9

20~24세

100.0

13.5

6.9

4.0

13.0

49.5

0.8

4.4

0.0

0.3

0.3

0.6

6.7

남 자

100.0

8.1

6.4

4.9

16.2

50.5

1.1

4.1

0.0

0.6

0.5

0.7

7.0

여 자

100.0

17.6

7.4

3.3

10.7

48.7

0.6

4.6

0.0

0.1

0.2

0.5

6.4

* 출처: 통계청(2008).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의 청소년은 통계청(2008)이 발표한 자료 <표 1,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입시경쟁으로 인한 공부와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다.

 

표 2. 청소년의 학교생활에서의 스트레스 정도*

 

(단위 : %)

구 분

느 낌

느끼지 않음

 

매 우

많이 느낌

느끼는

편 임

느끼지

않는 편임

전 혀

느끼지 않음

전 국

100.0

77.8

17.5

60.3

22.2

19.2

3.1

남 자

100.0

79.3

18.9

60.5

20.7

17.7

2.9

여 자

100.0

75.1

15.2

59.9

24.9

21.6

3.3

15∼19세

100.0

62.4

13.6

48.8

37.6

33.9

3.7

* 출처: 보건복지가족부(2008)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2001)의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자살충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학교환경 변인은 성적부진(27.5%), 집단 따돌림 피해 경험(9.2%), 학교폭력(4.8%)이다. 특히 자살충동에 대한 성적부진의 관련성은 상급학교 진학경쟁이 치열한 교육제도 속에서 학업성취에 성공하지 못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생정신건강관리 방안’(2008)에는 학교의 학생 정신건강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를 위하여 2009년까지 전국 96개(16개시도교육청별 초, 중, 고 각 2교씩)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학생들의 정신건강실태를 조사한다고 한다. 실태 조사를 통해서 생활환경 변화 등으로 우려가 되는-우울, 불안, 폭력,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음주, 흡연, 약물, 비행 및 폭력, 인터넷 중독, 성행동, 자살, 통제력 상실 등을 가진- 학생들을 조기 발견하여 상담 및 치료활동을 통해 해당 청소년들의 문제 행동을 수정하여 그들의 정신건강을 높이겠다는 것이어서 기대가 된다. 다만, 지방정부와 기존의 청소년 안전망과 유기적인 상호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서 실효성과 효율성은 두고 볼 일이다.

 

3. 청소년의 자살

 

⑴ 청소년의 의미와 문제행동

   청소년의 개념은 다양하며, 청소년에 대한 연령 규정은 법규마다 다르다.8) 청소년기본법에는 9세에서 24세 사이의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다.9) 일반적으로 청소년은 만 13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발달 특성에 따라 사춘기를 겪고 있는 사람을 칭하는 용어이다. 간단히 ‘학생’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이 연령기에는 아동의 역할행동은 더 이상 수행하지 않으나 성인의 역할과 행동은 수행하기에 아직 이르다(한상철, 2004).

   이처럼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이행기 또는 과도기의 청소년들은 신체적인 성장폭발(growth spurt)과 정서적 혼동을 경험하기도 하며, 정체성의 혼미를 거듭하거나 부정적 정체감을 형성함으로써 방황과 문제행동을 하기도 한다.10) 이 시기는 형식적 조작의 사고를 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깊은 추리와 탐색을 시도하며, 철학적사변적인 사고와 더불어 비판적 사고가 발달한다. 반면에 자기 상상의 늪에 빠져 현실을 망각하고 그 속에서 영원성과 순수함 그리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선택적인 교우관계, 또래집단 형성 등 통해 독립적인 대인관계를 구축하며,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적 안목과 배타성을 갖기도 한다(한상철, 2004).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급변과정을 거쳐 성인으로의 성장과 발달을 급격히 이루는 과도기이다. 이 시기는 외적 스트레스가 많고 감정의 기복이 많은 격동의 시기인 동시에 부모의 기대와 사회적 요구에 처음으로 직면하는 시기이다. 이에 청소년들은 일시적인 정서적 불균형 또는 부적응에 처하게 되어 문제행동을 일으키기 쉽다. 그러므로 청소년의 문제행동은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성인으로서의 자기모습에 대한 공상, 사회적응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정서적인 불안정과 급격한 신체적 발달 등으로 자기 정체성의 혼란, 긴장과 불안으로부터 해방되려는 의지의 발로이다.

 

⑵ 청소년의 자살

    다양한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의 자살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청소년의 자살행동은 “아동에서 성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및 문화적 힘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의 결과”이다.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청소년의 자살은 입시위주의 교육, 부모의 이혼, 별거, 자살의 표현, 우울증, 열등감, 소외감, 복수심, 인터넷 중독, 동조 및 모방적 특성 등 매우 복합적이다. 청소년들은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보다는 충동적인 성향이 있고, 따라서 정서적 불안정과 충동에 의한 자살행위를 보일 위험이 높다(신민섭, 박광배, 오경자, 김중술, 1991).

   오늘날의 청소년은 다변하는 사회문화 현상에 노출되어 있어, 이들의 삶은 통합적이고 획일적이기보다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환경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편이다.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은 새로운 문화와 소비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청소년 자살을 지나치게 한 가지 특성으로 진단하거나 분리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과 예방대책 수립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근래의 청소년 자살 사례는 정신질환, 충동적인 성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11)

선행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청소년 자살은 정신질환의 표현으로만 볼 수 없다(Shneidman, 1993).

   2)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회피하려는 충동적 욕구, 부당한 대우에 대하여 보복 등이 자살의 동기가 될 수 있다.

   3) 폭발적,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의 자살위험률이 높다.

   4) 실제로 자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자살하기보다는 자신의 괴로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소년의 자살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포기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려움을 극단적으로 표출하여 절실한 요구가 있음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일 수 있다.

 

 

Ⅲ. 청소년 자살의 특징과 문제점

 

1. 통계자료 분석

 

   통계청 자료(2008)에 의하면, 2008년 현재 우리나라 0~18세, 9~24세 청소년인구는 각각 11,120천명, 10,494천명으로 총인구의 22.9%, 21.6%를 차지한다. 2007년에 비해 인구 구성비가 0~18세는 0.5%, 9~24세는 0.4% 낮아졌다. 또한 0~18세 인구 구성비는 1965년 51.3%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표 3 참조).

표 3. 청소년 인구 및 구성비

   2006년 0~24세 사망률은 10만명당 36.0명으로 전년도 39.0명에 비해 3.0명 감소하였다. 연령별 청소년 사망자 분포를 보면, 10~14세의 사망비율은 14.5명, 15~19세의 사망비율은 30.2명이다.12) 반면에 ≪1998~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 현황≫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자살자의 수가 해마다 꾸준히 늘어 1997년 6,068명이었던 자살자 수는 지난해(2007년)에는 12,174명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이애주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 감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살자가 2000년 6,437명에서 2007년 12,174명으로 지난 8년 동안 매년 평균 13%씩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대 청소년의 자살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보환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07년도의 학생 자살은 1백42건으로 5년 전보다 42%나 증가했다.

   정권교체와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맞물려 사회의 불안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청소년의 환경은 교육정책 그중에서도 입시정책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8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의 등급제 적용으로 인한 혼란은 100분률 단위 표준점수제로의 환원되고, 소위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내신제 무력화는 국제중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쟁과 더불어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유명인사의 자살과 성적비관, 학교부적응을 고민하던 10대 청소년의 자살소식이 언론에서 끊이질 않는다.

 

표 4. 연도별 자살관련 상담현황

(단위: 명)

   

근래 조사된 바에 의하면, 청소년들 사이에 자살 충동이 상당히 넓게 경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3) 한국청소년상담원이 2007년도에 4,70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자살 실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58.8%인 2천705명이 자살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1.1%인 510명이 자살시도 경험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생각의 경우, 여학생은 70.1%, 남학생은 49.6%로 나타났으며, 자살기도 경험은 여학생 15.8%, 남학생은 7.5%로 여학생이 남학생의 2배 정도로 나타났다.14) 청소년의 자살기도율과 생각률이 높으며, <표 6>에서 알 수 있듯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표 5. 자살기도율 *

* 출처: 보건복지가족부(2008)

 

   통계청(2008) 자료에 의하면, 10대 청소년(10~19세)의 15.6%가 자살로 사망하였으며, 2006년에는 하루 평균 1.8명의 청소년(5~24세)이 자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자살은 청소년의 주요 사망원인 중 2번째이다(통계청, 2006).15)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 46.5%,16) 우울감 경험률은 41.4%, 자살사고(思考)율은 23.4%로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 임을 볼 수 있다. 한편 2007년 자살기도율은 5.5%로, 2005년 4.5%, 2006년 4.8%와 비교시 증가하였다.17) 한편 청소년의 자살생각은 가족과의 갈등, 의욕 및 희망 상실, 음주 경험, 주변인의 자살, 부모 불화 순으로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난다(청소년상담원, 2007).

 

6. 청소년 자살사망률

   청소년의 자살에 대한 통계자료 <표 7>에 의하면, 5~24세의 자살률은 4.9명(남자 5.0명, 여자 4.8명)이다. 그런데 15~19세의 자살비율은 6.2명으로 나타나 15세 이후부터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경찰청의 2004~2006년 통계에 따르면, 정신적 및 정신과적 문제로 인한 자살률이 14.9%로 나타났다.

 

 

표 7. 청소년(5~24세)의 자살 사망자수 및 자살률

 

   청소년의 자살행동은 흔히 우울증, 정서적·행동적·사회적 문제, 그리고 약물남용과 함께 복잡한 동기들과 관련이 있다.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은 이성관계의 상실, 학업성취의 실패와 다른 생활 스트레스들에 대한 대처능력의 부족, 그리고 문제해결 기술의 부족, 낮은 자존감, 그리고 성정체성의 혼란과 관련이 된다.

한편,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실시한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이, 자살생각 시 자살기도를 포기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부모님이 괴로워할까봐(22.6%)

-상황이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 때문(17.3%)

-너무 무서워서(16.7%)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어(11.5%)

-나 자신에 대한 믿음 때문에(10.2%)

-자살이 나쁘다고 생각돼(10%)

-기타(7.6%)

-자살을 생각하게 된 문제가 해결돼(3.7%)

-전문상담가의 도움(0.6%)

 

   <표 8>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다수의 청소년은 자신의 어려운 문제를 친구/동료와 상담(61.5%, 48.8%)한다고 집계되었다. 청소년상담기관이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게(0.2%, 0.2%)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조사 결과에도 41.1% 청소년은 자살기도 전에

 

8. 청소년의 고민상담 대상

(단위 : %)

 

고민

있음

부모

형제

자매

친구

동료

선후배

스승

청소년

상담가

스스로

해 결

성직자

기타

고민

없음

2002년

15~24세

100.0

98.5

11.9

6.2

59.8

3.7

0.6

0.2

15.2

0.2

0.7

1.5

남 자

100.0

98.2

10.9

5.1

59.2

4.7

0.7

0.2

16.8

0.2

0.4

1.8

여 자

100.0

98.8

12.7

7.2

60.4

2.9

0.6

0.2

13.9

0.2

0.9

1.2

15~19세

100.0

98.2

14.7

4.6

61.5

2.1

1.1

0.2

13.5

0.2

0.3

1.8

남 자

100.0

97.8

13.6

4.2

60.5

2.5

1.1

0.2

15.1

0.2

0.4

2.2

여 자

100.0

98.6

15.8

5.0

62.7

1.8

1.0

0.2

11.8

0.2

0.1

1.4

20~24세

100.0

98.9

9.1

7.8

58.1

5.2

0.2

0.1

17.0

0.2

1.1

1.1

남 자

100.0

98.6

7.7

6.2

57.5

7.3

0.2

0.1

18.8

0.3

0.5

1.4

여 자

100.0

99.0

10.1

9.0

58.5

3.8

0.2

0.1

15.7

0.2

1.6

1.0

2006년

15~24세

100.0

95.0

18.0

5.6

49.9

2.3

1.0

0.1

17.2

0.4

0.4

5.0

남 자

100.0

94.2

16.7

4.4

48.4

3.1

1.4

0.1

19.3

0.5

0.3

5.8

여 자

100.0

95.7

19.1

6.8

51.3

1.6

0.7

0.1

15.2

0.4

0.4

4.3

15~19세

100.0

96.6

22.6

4.3

48.8

1.0

1.4

0.2

17.7

0.4

0.2

3.4

남 자

100.0

95.2

22.0

3.6

44.9

1.3

1.8

0.2

20.7

0.5

0.2

4.8

여 자

100.0

98.1

23.1

5.0

53.1

0.7

1.0

0.2

14.5

0.3

0.2

1.9

20~24세

100.0

93.3

13.3

7.0

51.0

3.7

0.6

0.1

16.6

0.5

0.5

6.7

남 자

100.0

93.0

10.3

5.3

52.7

5.3

0.9

0.0

17.6

0.5

0.4

7.0

여 자

100.0

93.6

15.6

8.3

49.8

2.4

0.4

0.1

15.9

0.4

0.7

6.4

자료 : 통계청,「사회통계조사보고서」각년도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겠다고응답하여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청소년상담원, 2007). 그러나 자살기도 전에 자기에 대한 이해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다(54.5%),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가 필요했다(12.8%)는 응답률과 많은 차이가 있어 분석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다만, 청소년은 자살문제를 포함하여 자신의 문제점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여 대인관계 개선과 또래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나아가 맨토(mentor)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소년의 자살기도는 꼭 죽겠다는 의도보다는, 1) 도움을 청하거나, 2) 문제해결의 방법, 3) 다른 사람을 조정하는 수단, 4) 심한 고통으로부터의 도피, 5) 보복의 수단, 6) 돌아가신 부모와의 결합을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 언론자료 분석

    매스미디어(mass media) 곧, 대중매체는 어떤 사실이나 사상 등의 의미 내용을 피전달자인 대중(大衆)에게 전달해서 널리 효과를 미치는 문화수단이다. 현대 사회에서 매스컴은 광범위한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매스컴은 대중의 태도, 믿음, 행동에 영향을 주며,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적 규범 형성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매스컴은 자살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매스컴과 자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최초로 알려진 것 중의 하나는, 독일의 문호 괴테가 출판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젊은이들이 주인공과 같은 방법으로 자살을 실행하여 한때, 그 책은 배포금지 되기도 했다(WHO, 2006).

자살에 미치는 매스컴의 역할에 관한 최근의 연구 사례는 험프리(Derek Humphry)가 저술한 ‘마지막 출구’(Final Exit)이다. 이 책으로 인해 뉴욕과 프랑스에서 자살자의 숫자가 증가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필립스(Phillips)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자살사건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 정도는 그 후의 자살자의 숫자와 어느 정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특히 유명인사의 자살사건은 일반인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며, 이때 TV의 영향 역시 매우 크다.

   그러나 신문이나 TV에서 실제 자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자살의 발생빈도와 연관성이 높다는 증거는 많으며, 특히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살에 관한 기사가 실린 직후에 그 신문이 제공되는 지역에서의 자살률이 일시적으로 매우 높아졌으며, 마릴린 먼로의 죽음 뒤에 자살 비율이 12% 증가했고, 유명인의 자살 가사가 나간 다음 날 교통사고 사망자의 숫자가 평소에 비해 5.9% 높아졌다는 보고가 그 예이다(M. 글래드웰, 2004). 일반적인 자살은 매스컴에서 잘 다루지 않는다. 자살은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고 매스컴은 그것을 보도할 권리가 있다.

   최근에 발생한 연예인 자살사건들은 각각의 자살방법과 도구에 대하여 상세하게 소개되었으며, TV를 통해 그들의 장례 및 영결식 장면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특정한 사례를 보도함으로써, 2004년에 자신들이 정부와 공동으로 발표한 ‘언론의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문제는 매스컴이 일반적인 자살이 아닌 특별한 자살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있다. 매스컴의 비전형적이고 드물게 나타나는 특정 부분의 강조는 자살에 대해 왜곡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여러 임상가들과 연구자들에 의하면, 실제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의 자살 행동을 부추기는 것은 자살 행동이 아니라 매스컴의 보도방식이라고 한다. 모방 자살은 물론 자살생각이 ‘정상’일 수 있다는 왜곡된 생각을 심어주고 또 매스컴이 반복적으로 자살을 보도할 경우, 무엇보다 청소년의 자살에 대한 집착을 더욱 조장하고 촉진시킬 수 있다.

 

3. 인터넷과 베르테르 효과

 

⑴ 인터넷

    인터넷은 미국 국방부의 ‘선진연구사업기관네트워크’(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Network/ARPANet)라는 프로그램을 그 모태로 하여 공통된 주소체계와 ‘전송제어 프로토콜/인터넷 프로토콜’(Transmission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 TCP/IP)이라는 통신 프로토콜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83년 TCP/IP가 개발되면서 생겨난 인터넷은 처음에는 주로 학술적인 용도로 사용되다가,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매체로 빠르게 성장하여 199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컴퓨터 수백만 대를 연결시켰다. 그래픽 환경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들을 간단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WWW)이 급격하게 확산되었다(브리테니커백과사전, 2006).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인터넷의 정보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빠른 인터넷의 보급과 사용 인구의 확대로, 인터넷은 가정과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교육 매체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2008)이 실시한 “2008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만6세 이상 국민의 인터넷이용률은 77.1%, 이용자수는 3,536만 명이다. 연령별로는 10대(99.9%), 20대(99.7%), 30대(98.6%) 등으로 거의 모든 청소년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이 대중매체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그만큼 유해사이트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통신(2003)의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유해사이트 노출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실제로 85%에 달하는 청소년이 음란, 폭력사이트에 접속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유해한 사이트의 내용에는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그리고 잔인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한 내용들은 청소년의 자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18)

   인터넷은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19) 자살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자살을 돕는 사이트가 있는 반면,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사이트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터넷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없다.

 

⑵ 베르테르 효과

    한 사회의 특정 시기에 자살로 인한 사망자(또는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생존자들)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의 일부를 미디어의 영향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다. 자살이 시간적이고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다발적으로 발생하였던 사실은 역사적으로 존재하여 왔지만, 이러한살의 전염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의 자살이 대중에게 공개된 1774년에 유럽 전역에 걸쳐 자살이 급증하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권총으로 자살한다. 이 소설이 19세기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널리 읽히고, 소설의 주인공처럼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 현상에 비유해 어떤 유명인이 죽은 다음 동조자살하는 현상을 일컬어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라고 하는 말이 생겼다(오진탁, 2008). 1977년 미국의 록스타 앨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뒤 발생한 동조자살 현상, 1986년 일본의 아이돌 스타 오카다 유키코가 자살한 후 10대 청소년 30여명이 자살한 것도 같은 경우이다.

   한국에서도 2005년 2월 영화배우 이은주 씨의 자살 후 잇따른 모방자살이 발생했는데, 최근의 연예인 자살 사례는 아래와 같다;

- 2005. 2.22. 영화배우 이은주(25·여) 집 드레스룸에서 넥타이끈으로 목매 자살

- 2007. 1.21. 가수 유니(26·여) 집 붙박이장에 옷걸이 목욕가운 허리끈으로 목매 자살

- 2007. 2.10. 탤런트 정다빈(27·여) 남자친구 집 화장실에서 목욕 타월로 목매 자살

- 2008. 9. 8. 탤런트 안재환(36·남) 주택가 차 안에서 연탄불 피워 자살

- 2008.10. 2. 탤런트 최진실(40·여) 집 화장실 샤워부스에 압박붕대로 목매 자살

 

   유정화(2008)는 ‘한국에서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2년간 국내 유명인의 자살 후 자살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인이 사망하면 월 평균 137명이 더 자살한다고 밝혔다. 곽금주(2008)는, 자살은 누구나 생각하는 본능이면서도 실행하기는 가장 어려운 일인데 유명 인사들의 자살은 실행에 옮기도록 돕는다고 했다.

 

   베르테르 효과에 대해서는 논쟁 중인데, 자살사건이 다른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전후관계를 증명할 어떠한 증거도 부족하다는 입장과 원인미상 사망자가 감소하지 않는 점을 내세워 모방자살의 미디어 효과를 역설하는 입장의 대립이다. 뒤르켐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 자살의 전염이 일어나는 것은 틀림없지만, 결코 모방이 사회적인 자살률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자살을 확산시키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하였다. 그는 모방이 사방으로 퍼지는 영향은 언제나 매우 제한되어 있으며 모방이 자살에 대하여 독자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았다.

 

   아래의 <표 9>는 2003년 8월에 발생한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의 자살과 2007년 1월과 2월 유니와 정다빈의 자살, 2005년 2월 이은주의 자살을 비교한 것이다.

 

표 9. 월별 성별 자살자 현황*

 

* 출처: 보건복지가족부(2008)

 

   88 서울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탁구와 배드민턴 인구의 증가 현상과 <표 8>의 자료를 감안해 볼 때, 미디어의 효과를 완전 부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청소년이 개인적으로 잘 아는 유명한 사람의 자살이 그들의 자살에 대한 부가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점을 인식하여, 언론은 2004년에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기자협회 및 보건복지가족부 공동으로 발표한 자살예방을 위한 ‘언론의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Ⅳ. 결 론

 

이 연구는 청소년의 자살과 그 환경적 요인 및 특징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청소년 자살의 효율적인 예방책을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선행된 연구자료와 각종 통계자료를 살펴보았다. 참고자료는 통계청과 언론에 공개된 관련기관의 자료, 특히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연구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또 동시적으로 청소년이 접할 수 있다는 사실과 유해한 자료를 그들이 원하건 그렇지 않건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주는 주요인은 주로 가정과 학교에서 발생함확인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이 청소년에게는 스트레스 원이 될 수 있음도 확인되었다. 10대 청소년은 일상에서 자기 내적으로 겪는 감정의 변화에도 스스로 놀랄 만큼 불안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기대와 사회적인 요구를 감당해야 한다.

선행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이 감당해야 할 주요한 내용은 상급학교 진학과 친구관계이다. 오늘날의 청소년은 급변하는 사회문화와 더불어 그들을 소비의 주요 대상으로 삼으려는 상업주의와 맞물려 이전 세대보다 더 심한 정체성의 혼란과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자기통제력이 부족하고 비합리적 사고의 경향성을 가진 청소년에게 거는 온갖 기대는 오히려 문제행동을 야기시킬 수 있다. 여기에 자기 ‘우상화’의 대상이 되는 인사의 부정적인 정황은 극단적인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상업주위와 사회적 가치관이 결여된 언론에 대한 감시기능이 우선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청소년상담원(지방의 ‘청소년상담지원센터’ 포함)과 같은 전문기관이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학교와의 상호협력 시스템을 마련하는 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청소년의 자살예방은, 그들이 건전한 정신과 문화를 가질수록 효과적이다. 청소년이 건강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이 바로 서야 한다. 가정은 개인에게 사회를 향한 출발지이고, 사회생활로 인해 발생하는 상한 감정을 회복시키는 안식처이다. 소위, ‘지식기반사회’(Knowledge-based Society)라는 말은 어떤 면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 해지고 심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정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이 어떤 감정이든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는 부모교육과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의 자살은 자살충동을 느끼게 되는 ‘자살생각’의 단계나 자살을 기도하는 단계에 개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소년은 죽음 자체보다는 고통에 대한 호소나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원하는 것으로써 자살행동을 보인다. 따라서 자기 표현의 기회와 대상을-맨토, 상담기회의 확대, 심성계발 프로그램 및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참여 등- 마련해 주는 것이 청소년 자살예방에 효과적이다.

청소년의 자살은 사소한 이유로 우발적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오랜 생각과 계획적인 행동에 유의하여 단계별로 적절한 조치와 개입이 이루어지도록 전문 인력이 확보 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 내에서는 계발활동, 자치활동, 방과 후 활동 시간에 또래집단(또는 동학년)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성이 발휘되고 나아가 그들의 문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청소년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희망이 보여야 한다. 희망을 가지고 사는 어른들의 모습이 곧 청소년의 희망이다.

 

* 미주 *

1) 자살률은 전쟁 때는 낮아지고 경제적 격변기나 불안정한 시기에 높다. 따라서 에밀 뒤르켐(1992)은 사회적 압력이 자살률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으며, 사회적 집단에 강하게 결속되고 욕망과 야심이 속한 사회의 통념에 더 부합되는 사람일수록 자살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살률을 한 사회의 상태를 말하는 핵심지표로 보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구촌의 자살사망률은 100,000명당 16명이라고 밝히고 있다(2008).

2) 인터넷 프레시안 2002년 5월 16일 기사 중, ‘IMF 자살일지’ 제하의 글에, 1998년은 자살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았다며 ‘자살공화국’이란 소제목을 달았다.

3) “Evidence also suggests that media reporting can encourage imitation suicides and we would urge that the media show sensitivity in its reporting on these tragic and frequently avoidable deaths,” says Dr Saraceno. “The media can also play a major role in reducing stigma and discrimination associated with suicidal behaviours and mental disorders”(WHO, 2004).

4) 19세기에는 ‘신은 죽었다’는 말이, 20세기에는 ‘인간이 죽었다’는 말이 있다. ‘인간이 죽었다’는 말은 개성(個性) 상실한 상태에 있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일컫는 프롬(Erich Fromm, 1900~1980)의 말이다. 그에 앞서 뒤르켐은 소외(疏外)된 인간의 종말적 행위로써의 자살에 대해 ‘표면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드문 일탈행위’로 규정하고, 이전까지의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로 보았던 자살 문제를 사회적인 차원에서 접근했다.

5) 죽이고자 하는 욕망은 공격성, 비난, 규탄, 제거, 파멸, 복수 등으로,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은 복종, 피가학성, 자기비난, 자기 규탄으로, 죽고 싶은 욕망은 절망, 공포, 피곤, 낙망, 고통 등으로 각각 기술된다.

6) 인터넷 오마이뉴스(2007.04.17). “자살 청소년, 유전학적으로 정해져 있다”에서 재인용.

7) 자살행위는 자살기도를 경험한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며, 마찬가지로 자살기도는 자살생각을 많이 한 경험자들에게서 발생한다(황영순, 2003).

8) 청소년의 연령 및 명칭은 각 개별 법령의 입법 취지와 목적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어있다. 청소년기본법은 9~24세(청소년), 청소년보호법 연19세 미만(청소년), 소년법 20세 미만(청소년), 아동복지법 18세 미만(아동), 민법 만 20세 미만(미성년자), 형법 14세 미만(형사미성년자), 근로기준법 15세 미만(취업금지), 영화진흥법과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18세 미만(청소년)으로 규정되어있다. UN의 청소년규정은 15~24세이며, 국제보건기구(WHO)는 10~19세, 국제식량기구(FAO)는 10~24세로 규정하고 있다.

9) 청소년기본법 제3조 1항(일부개정 2008.2.29 법률 제8852호)

10) 자아정체감(Self-identity)은 자기존재의 동일성과 독특성을 지속하고 고양시켜 나가는 자아의 본질(Self quality)이며, 심리적 안녕(psychological well-being)이다(이민종, 1988).

11) 신민섭, 박광배, 오경자, 김중술(1991)의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과 충동성이 청소년의 자살행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검증한 결과 충동성의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 연령별 사망률(Age Specific Death Rate)은 특정년도의 연령별 사망자수를 당해연령 인구로 나눈 비율을 1,000분비로 나타낸 것이다(통계청, 2008).

13) 통계청이 2008년 11월 26일 발표한 ‘2008년 보건·가족 부문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 대한민국 국민(15세 이상) 7.2%가 지난 1년 동안 한 번은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대의 자살충동은 10.4%로 가장 높으며, 자살충동의 가장 큰 원인은 학교성적과 진학문제로 나타났다.

14) 자살생각은 실업고학생이 중학생, 학교 밖, 인문고 청소년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자살시도는 비인가학교 및 학교 밖 청소년이 실업고 등 청소년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한국청소년상담원 및 전국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실적 보고자료, 2007; 보건복지부, 2008).

15) 사망원인별 사망률(Cause-specific death rate)은 특정사인에 의한 사망자수를 해당년도의 연앙인구(年央人口; 그 해의 7월 1일을 기준으로 한 인구)로 나눈 수치를 100,000분비로 나타낸 것이다.

16)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편인 사람의 비율.

17) 보건복지가족부(2008).

18) PC 사랑(2005. 3). IT 칼럼니스트 김중태 글에서 재인용.

19) 인터넷은 정보에의 개입, 선정, 반응, 조정의 가능성에 더하여 대인관계적 상호작용의 기회를 확장시켜 새로운 성격의 상호작용이 실행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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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니얼의 자료
글쓴이 : 대니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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