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2000억원 부동산사업 표류 금융사 울상 09.6.17

하늘이슬 2009. 7. 28. 14:15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신성건설이 짓기로 했던 2000억원 규모의 주상복합빌딩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건설 사업에 투자한 금융회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신성건설을 대신할 시공사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는 등 원리금 회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흥인동의 신당역 부근에 위치한 주상복합빌딩 '트레져아일랜드'가 당초 시공사였던 신성건설의 부도 후 8개월 동안 사업진행이 중단되고 있다. 올 초 새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기도 했으나, 해당 건설사가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포기한 후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다.

이 빌딩은 지상 38층, 지하 6층 규모로 중대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및 상가로 구성된 주상복합빌딩이다.

총 사업비는 2000억원 규모로 1550억원은 기업은행과 기은캐피탈, 하나캐피탈, 수협, 대구은행 등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대출했고 나머지 45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통해 금리 연 7.6%로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 현재 토지만 확보한 상태여서 이대로라면 ABS는 만기인 2010년 1월29일에 원리금 회수가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로선,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사업 진행을 위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한 후 분양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일부 대형 은행이 추가 대출을 꺼려하면서 시공사 선정마저 꼬이는 등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지방 은행에선 추가 대출을 통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사업을 다시 진행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일부 은행이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며 "일부 시공사에서 공사비의 50% 이상을 보증해 달라고 금융회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등 이해관계자마다 시각 차이가 워낙 커 판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ABS에 투자한 개인들은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자칫 사업이 중단돼 공매로 넘어갈 경우 원금마저 떼일 수 있게 됐다.

한신정평가는 올 초 트래져아일랜드의 ABS인 '트레져씨티유동화1-1'에 대해 사채 이자 8억5500만원을 지급하지 못했다며 신용등급을 'C'에서 원리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D'등급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