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최근 장애인들의 자립생활, 독립생활에 대한 욕구는 커지고 있고, 이를 위해 정부는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돕기 위해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법적,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자립생활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모든 인간의 보편적 권리이다. 인간의 보편적 권리라는 것은 장애여부, 피부색, 사회적 지위나 종교, 성별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이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 출현율은 3.1%대에 머무르고 있으나 WHO에 의하면 전체 인류의 약 10%가 장애인이라고 집계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장애유형의 제도적 한계나 복잡한 등록절차 등에 의해 장애 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의 실업율(약 28.4%, 2000년)이 일반 실업율 4.2%에 비하여 6.8배에 이르고 있고 가구 월 평균소득이 평균 가구 월소득의 50%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장애인 가구의 열악한 처지를 알 수 있다. 이 글은 장애인의 인권이 보장되고 확립되는 자립생활을 위해 활동보조인들이 어떠한 관점에서 장애인들의 인권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지 인권의 의미와 개념, 한국 장애인 인권의 현주소, 또한 인권을 신장하기 위한 활동보조인의 자세와 역할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인권의 의미와 개념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단지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누리며 산다는 것은 자연법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자연법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 성질에 바탕을 둔 보편적이고 항구적인 법률 및 규범이다. 실정법이 민족이나 사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것에 비해, 민족․사회․시대를 초월해 영구불변의 보편타당성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사상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으며, 특히 고대 그리스시대에는 실정법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었다.
특히 UN의 인권헌장은 현대 사회의 인권에 대한 중요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인권헌장의 전문에는 모든 인간은 타고난 존엄성과 평등하고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며 이를 위해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선포하고 있다. 또한 유엔의 여러 국민들은 그 헌장에서 기본적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남녀의 동등한 권리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였으며, 더 폭넓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개선을 촉진할 것을 다짐 하였다.
장애인들의 활동보조서비스와 관련하여 장애인 인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장애에 대한 관점을 올바르게 정립하여야 하며, 이러한 관점에 기반하여 UN의 국제인권헌장이나 사회변화에 따라 변화, 발전해온 인권의 흐름속에서 장애인 인권의 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1.1 장애, 장애인의 개념
초기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ICD(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의 의료적 분류에 따라 장애를 분류하였고, 이에 따라 장애에 대한 대처도 의료적 치료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장애는 질병이었으며 질병의 치료를 통해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1980년대 국제장애분류(ICIDH)는 장애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며 손상(Impairments), 기능제약(Disabilities), 사회적 불리(Handicaps) 등의 개념구분을 통해 장애를 손상이나 기능제약의 측면보다는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는 질병과 기능장애, 능력장애, 사회적 불리 사이에 명확하게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우며 이들 외에도 다양한 환경적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장애개념은 더욱 확장되어 장애인의 사회활동이나 참여에 초점을 두는 ICIDH-2를 제시한다. ICIDH-2에서 제시한 손상, 활동, 참여의 세차원은 장애인 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것으로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가 불분명함을 나타내며, 장애란 보편적인 것으로서 모든 사람이 지닐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2001년 ICF(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는 개인의 기능을 신체의 기능과 구조, 활동, 참여 등으로 표현되고, 이 세가지 차원의 기능들은 건강조건과 상활적 맥락에 속하는 환경요소(사회의 인식, 건축물의 장애요소 정도 등)과 개별적 요소(성, 연령, 인종, 습관, 대처양식 등)의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규정하였다.
1.2 인권의 세대 변천과정
17~18세기의 유럽의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시민들이 특권층에 대해 저항하였다. 초창기인 제1세대의 인권은 공민권과 정치권으로 지칭되는 투표권, 사생활의 보장,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이 포함되는데, 주로 권리보호를 강조하며 인권침해의 예방과 권리의 보호 또는 방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권리는 주로 사회복지사들이나 전문 자원봉사자들이 소수 약자에 대한 옹호자 역할의 중요한 실천영역이다. 제2세대의 인권은 인간에게 주어진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권리들이다. 이는 개인 또는 집단이 인간으로서의 잠재성을 완전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급여와 서비스 등을 받을 권리로, 노동할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등이다. 사회복지의 핵심적인 실천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권리를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제3세대의 인권은 개인적 측면에서 적용되기 보다는 지역사회, 전체 국민, 사회 또는 국가에 해당되는 권리이다. 이를테면 경제개발에 대한 권리, 세계무역과 경제성장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권리, 조화로운 사회에서 살 권리,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호흡할 권리,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 등과 같은 환경권을 포함한다. 이는 사회복지가 단지 개개인에 대한 서비스와 함께 공동체적 관점에서, 지역사회복지에 대한 실천영역을 담고 있다. 이를 간략하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 분 |
제1세대 |
제2세대 |
제3세대 |
세대명칭 |
공민권과 정치권 |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
집합적 권리 |
지적기원 |
18세기 자유주의, 계몽주의 |
19-20세기 사회민주주의, 집단주의 |
20세기 이후 |
내용 |
투표, 집회, 언론의 자유, 공정한 재판에 대한 권리, 고문․학대를 받지 않을 권리, 법적 보호에 대한 권리,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
교육, 주거, 의료, 고용, 적정소득, 사회보장 등에 대한 권리 |
경제개발과 성장에 대한 권리, 경제성장의 혜택, 사회적 조화 건강한 환경, 깨끗한 공기 등에 대한 권리 |
행위자 |
법률상담소, 인권감시단, 난민사업 |
복지국가, 제3섹터, 민간의 시장복지 |
경제개발기구, 지역사회개발계획, 그린피스 |
지배적 전문직 |
법 |
사회복지 |
지역사회개발 |
사회복지 |
옹호, 난민사업, 보호시설, 조사자, 교도소 개혁 등 |
직접적 서비스, 복지국가의 운영, 정책개발과 옹호, 조사연구 |
지역사회복지, 지역사회개발 |
1.3 장애 인권운동
장애인에 대한 인권은 산업혁명 이후 장애인은 생산에 기여할 수 없는, 무가치하고 사회에서 제거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세계대전과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많은 전쟁 장애인, 산업재해 장애인이 속출하고 이에 대하여 국가와 사회의 책임론이 대두된다.
장애인의 인권운동의 흐름은 크게 두가지 양상으로 대별된다. 하나의 흐름은 정상화(Normalisation)과 사회통합(Social integration)인데, 이는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상화에서 동일한 양식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1960년대 대규모 수용시설에 격리 수용되어 있던 장애인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하여 장애인 부모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설로 장애인을 격리시키는 것에 대한 저항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 하나의 다른 흐름은 사회적 모델(Social model)과 자립생활운동(Independent living Movement)이다. 이 사회적 모델은 장애에 대해 사회체계에 의해 야기된 어떤 상태이며 그 책임은 사회전체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문제는 장애인 운동을 통해서 사회에 만연해 있는 심리적, 물리적,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는 활동을 통해서 해결되어야 한다. 도한 자립생활운동은 이 사회적 모델과 맥락을 같이하며 장애 당사자 주도의 자립을 강조하는 흐름이며, 전문가의 도움없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자조조직을 통해서 확보하고 전수하는 활동이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 이동권이나 교육권,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를 획득하기 투쟁은 이러한 사회적 모델과 자립생활의 위한 사회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과제와 구체적인 방향과 관련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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