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사는 만사다.
경영을 하면서 만나는 옛말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이다. 어느 정도의 규모에 도달하고 나면 최고 경영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범위와 능력에는 한계가 나타난다. 결국 인재에 의해 조직을 관리하고, 최고경영자는 인재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표현하는 영어문장이 'Management is getting things done through the people'이 아닐까?
이러한 능력 즉, 인재를 찾아내고, 인재를 다룰 줄 아는 최고 경영자 역할의 전형을 우리는 삼국지의 인재론에서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경영은 삼국지로 돌아가는 것인가?
먼저 백락이 있어야 천리마를 알아보는 것처럼, 인재를 다룰 줄 아는 사람만이 인재를 알아본다. 어느 시대나 인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인재를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인재를 발굴하지 못한 것 뿐이다.
인재가 발굴되지 못했던 이유는 인연이 닿지 않았거나 군주가 인재를 쓸 줄 몰랐기 때문이다.
수많은 삼국시대 인재들 때문에, 다른 시대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눈에 뛰지 않아 조물주가 삼국을 편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서진(西晉)의 문학가 좌사는 그의 시 영사(詠史)에서 "어느 곳엔들 뛰어난 인재가 없으리요? 다만 초야에 흘려 두고 찾지 않을 뿐." 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인재는 지금 시대에도 존재하며, 인재를 쓸 줄 알고 찾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에도 천하를 바로잡으려면 인재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군주들은 대부분 예를 갖추어 아랫사람을 대했으며 온갖 방법으로 인재를 모았다. 이러한 시기가 바로 인재들을 수확하는 계절이었고, 능력 있는 인물이 자신을 드러내기 좋은 기회였다. 삼국의 역사가 바로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는 진리를 증명해준다.
그런데 중국은 삼국시대 외에도 일곱 번 분열이 있었다. 그런데 왜 유독 삼국에만 이처럼 많은 인재들이 등장했을까? 그것은 삼국의 주인인 조조, 유비, 손권의 용인술(用人術)이 특히 뛰어 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삼국의 용인술을 연구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은 인재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법에 관한 것이다. 정확하게 인재를 평가할 줄 알아야 제대로 인재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삼국지의 인재 경영학을 5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② 인재를 정확하게 평가하라.
③ 사람이 회사를 만든다.
④ 묻혀있는 인재를 찾아라.
⑤ 패거리를 만들면 분열이 생긴다.
이렇게 『삼국지연의』에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본 이야기와 용인술에 실패한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기업이 인재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는 경영자, 그리고 인재를 적절하게 써서 회사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경영자들은 꼭 한번 중국 대륙학자인 대만의 곽우가가 지은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三國志』를 읽어보길 권한다.
그렇다면 삼국지의 인재론 중에서 능력의 파악, 선발 조건, 인재 확보 방법은 어떠했는지 잠시 살펴보자.
2. 인재의 진정한 능력 파악
●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을 다양하게 구하라.
그리고 나서 전체를 파악하고 사람들을 알맞은 때에 알맞은 자리에 배치할 줄 아는 인재를 반드시 구하라.
● 사원들을 믿고, 기쁘고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누어라.
● 사원들을 믿고 그들에게 맡겨라. 그들을 믿지 않으면서 사원들도 리더의 눈치를 보고, 업무 성과도 떨어진다.
●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일을 맡기지 마라. 가식적인 사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라.
● 리더에게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가장 중요하다.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리더곁에는 무능한 사람들만 남는다.
● 충고에 귀를 막지 말고, 듣기 싫은 말도 참고 들어라.
촉나라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뛰어난 사람 한 명이 회사를 살린다' 다. 정말 뛰어난 직원 한명이 회사를 살린다.
유비는 제갈공명을 얻고 나서야 성공할 수 있었다. 유비에게 제갈 공명을 추천할 때 수경선생은 유비에게 관우, 장비, 조운 등이 모두 각각 한 사람이 만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용사들이지만, 이들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사람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인재는 결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말이며, 인재를 활용할 줄 아는 큰 능력을 지닌 사람, 즉, 국면 전체를 파악할 줄 아는 인재, '경륜있게 세상을 다스릴 줄 아는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큰일을 벌일 때는 반드시 다양한 인재가 있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총괄해서 이끌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갈공명은 대국을 보고 일을 벌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동시에 작은 일부터 착수하는 능력도 있었다.
우리 산업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우리 회사의 실정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인재, 경륜 있게 회사를 다스릴 수 있는 참모가 있는가? 우리 회사의 제갈공명은 누구인가?
'군사천명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장군 한 명은 얻기 힘들고, 인재 천명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모든 재주를 가진 사람은 얻기 힘들다.'
반면, 짐을 나눠가지는 대표적인 리더인 조조는 순욱의 도움으로 북방을 통일했다. 능력이나 처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기 마련이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또 어떤 사람을 중용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들이 따라오느냐가 결정된다. 조조는 순욱의 추천으로 곽가와 사마의 등 중심 인재들을 모았다.
순욱의 정책은 조조의 짐을 덜어주었다. 반면 순욱의 '나라의 기초를 충실히 하여 천하를 다스린다. 천자를 받들어 여러 사람들의 믿음과 덕망을 얻는다. 관도를 굳건히 지켜 변화를 기다린다.' 등의 삼대 정책은 조조 같은 영웅이 아니었다면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었다.
결국 어리석은 군주는 능력 있는 신하를 제대로 다룰 수 없다. 그러므로 오직 현명한 군주만이 뛰어난 신하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 그러므로 적토마가 갖고 싶다면 리더는 적토마를 탈 능력부터 가져야 하는 것이다.
오나라의 손권은 믿음을 주어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신념의 화신이었다. 손권은 노숙을 믿어 강동 한 부분을 차지했다. 충분히 신임해야 비로소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그 사람을 믿지 않으면 엄청난 재주가 있다 해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이 있어야 진정한 천리마가 될 수 있듯이, 인재를 알아보고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큰 인물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훌륭한 인물도 대단하지만, 훌륭한 인물을 알아보고 잘 쓰는 사람 또한 대단하다. 반대로 이것은 곧 대단한 인물이라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한 채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믿지 않으면 쓰질 말고,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 그것이 손권의 인재론이었다.
3. 인재 선발은 어떻게 하나
● 인덕 있는 인재가 중요한 자리에 있어야, 인덕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
● 사원을 뽑을 때는 집안, 학벌, 출신지를 가리지 말고, 오직 능력 자체만 보아라.
● 믿지 못하면 뽑지 말고, 일단 뽑았으면 믿고 맡겨라.
● 실제 업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성과가 있으면 진심으로 칭찬하고,
잘못이 있을 때는 냉정하게 책임을 물어라.
● 완벽한 기준도, 완전하게 다재 다능한 사람도 없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을 활용하면 완벽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
삼국의 통치자 각각은 자신의 개성 취미 도덕 관념 및 그가 처한 환경과 시대에 따라 사람을 쓰는 방법이 달랐다. 제갈공명의 '인덕과 재능을 겸비해야 한다' 조조의 '재주만 있으면 기용한다' 손권의 '완전히 믿는다'의 기본 방침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각 통치자들은 인물을 쓰는데 각기 독특한 원칙이 있어서, 수많은 인재들을 모을 수 있었지만, 각각 장단점이 있었다. 모두 완벽했다면 왜 촉나라에는 큰 장수가 없었고, 위나라에는 간신배들이 나타났으며, 오나라에는 유능한 신하가 없었겠는가? 용인술의 최상책은 무엇일까? 삼국의 통치자들이 인물을 쓰는 방법을 비교하면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각 나라의 인재 선발론은 어떻게 다를까?
제갈공명은 인재를 선발할 때 그의 재주뿐만 아니라 덕행도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나라를 지키고 백성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제갈공명이 세상을 떠난 후 촉나라의 군사와 정치를 연이어 맡은 장완, 비위, 강유는 유비와 제갈공명이 정치를 한 20년보다 9년이나 긴 세월인 29년을 통치했다.
이것이 제갈공명이 현명한 인물과 재능있는 사람을 잘 기용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덕행과 재주를 가진 사람이 오래 간다는 신념을 가졌던 것이다.
반면, 조조는 천하를 도모하려면 인재를 끌어모아 힘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인적인 원한만 따져서도 안 되고, 어떤 일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적도 친구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조는 건안 15년 봄 '구현령'을 내걸어, 처음으로 재주 있는 사람이면 무조건 기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건안 19년과 22년에도 인재를 구하는데 단점을 가리지 않는다, 능력있는 자를 추천하는데 품행을 따지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래서인지 위나라에는 인재가 무척 많았다. 조조가 이렇게 인재를 사랑했기 때문에 관우를 얻지는 못했어도 그의 마음만은 얻을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손권은 사람을 쓸 때, 그 사람을 의심하고 신뢰하는 데는 근거가 있어야지, 절대로 주관적으로 생각해서 가볍게 믿고 의심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손권은 중책을 맡긴 인물들은 전폭적으로 신뢰했고, 전권을 주어 간섭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들은 큰 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소신껏 시행할 수 있었고, 많은 공헌을 세울 수 있었다. 이러한 손권의 인재론은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모든 능력을 갖춘 사람은 없지만, 모든 능력을 가진 회사는 있다."
손권이 사람을 쓰는데 '일단 기용한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그 사람을 충분히 신임했던 것은,
'여러 사람의 지혜'와 '여러 사람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의심하고 충분히 신임하지 않으면 그들이 지혜와 힘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삼국시대에 '여러 사람의 지혜와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사람은 손권뿐 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에 완전한 흰털을 가진 여우는 없다. 그러나 여우의 털로 만든 완벽하게 흰옷은 있다. 이것은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다. 여러 사람의 힘을 쓸 수 있다면,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고, 여러 사람의 지혜를 쓸 수 있다면 성인의 지혜도 두렵지 않다."
멋지지 않은가?
바로 이것이 오나라를 지탱한 힘이었고,
현재의 기업 경영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재 선발의 기준이 아닐까?
4. 인재의 확보는 어떻게 해야 하나?
● 리더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처리 할 수 는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능력을 잘 파악해서 적절한 곳에 적절한 때에 활용하라.
● 친분 있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면, 그들의 능력을 파악하는 데 둔해지고, 내쳐야 할 때 망설이게 된다.
● 인재는 어려울 때 드러난다. 회사의 위기는 진정한 인재를 가려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인재는 한 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재를 올바르게 대우하면, 한 명의 인재가 또 다른 인재를 데려온다.
누가 영웅이고, 누가 인재인가? 조조는 유비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영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슴에는 큰 뜻을 품고, 머리에는 뛰어난 계략을 지니고 있으며, 우주를 포용하는 기틀과 천지를 삼키며 토하는 의지가 있어야 영웅이라 할 수 있지요."
이러한 조조의 영웅에 대한 개념은 다음과 같이 개괄해 볼 수 있다.
- 큰 뜻이 있을 것,
- 훌륭한 계책을 지니고 있을 것,
- 용처럼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고, 올라갈 수도 숨을 수도 있을 것.
이는 어떤 일을 할 때 형세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임기 응변하며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큰 뜻만 있고 훌륭한 계책이 없으면 아무 일도 이룰 수 없다.
설령 뜻과 지모가 있어 영웅의 기본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현실에 바탕해서 임기 응변하지 못하면 좌절하거나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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