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는 1890년 밀라노에서 프랑스의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Victorien Sardou)의 사극 <라 토스카>(La Tosca)를 관람하고 깊이 감명을 받아 오페라로 작곡하기로 결심한다. 원래 5막짜리 연극이던 것을 대본작가인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와 주세페 자코사(Giuseppe Giacosa)에게 의뢰하여 3막짜리 오페라로 대본을 완성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작곡하였다. 초연은 1900년 1월 14일 로마에서 공연되었다. 오페라의 내용은 1800년 6월, 나폴레옹 군이 이탈리아 북부에 침입하여 정정이 불안한 로마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화가 카바라도시와 토스카의 사랑을 종으로, 그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횡으로 그려나가고 있는 전형적인 베리스모 오페라다. 오페라의 내용은 비극적이지만 푸치니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과 화성적인 친근함으로 비극을 뛰어 넘는 역작으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Tosca: Fiorenza Cedolins
Cavaradossi: Marcelo Álvarez
Conductor: Daniel Oren
Chorus and Orchestra of Arena di Verona
야외무대 공연에다 HD화질이라 실감 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막입니다.
Act I
오묘한 조화 Recondita armonia
그대는 우리 사랑의 보금자리를 열망하지 않나요? Non la sospiri la nostra casetta
가라, 토스카! 스카르피아가 그대 마음속에 스며 있다 Va, Tosca! Nel tuo cuor s'annida Scarpia
성 안드레아 성당으로 정치범 안젤로티가 달려 들어온다. 그는 지금 탈옥하여 쫒기는 처지다. 성당 안에는 오른쪽에 아타반티 후작가의 기도실이 있고 왼쪽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높은 단이 있다. 안젤로티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들어와 아타반티 기도실의 문을 열고 그 속으로 몸을 숨긴다. 그때 화가 카바라도시와 성당 관리인이 등장한다. 단 위에서 카바라도시는 자기의 애인 토스카와 많이 닮게 그려진 마리아 상을 보며 ‘Recondita armonia’(오묘한 조화)를 노래한다.
Recondita armonia / Placido Domingo
오묘한 조화
오묘한 조화로다
미가 서로 같지 않은데
내 사랑 플로리아
그녀의 머리는 갈색이라
누군지 모를 당신의 머리는 금발이오!
눈은 푸른 눈인데
토스카의 눈은 검은색!
신비로운 예술 속에
아름다움은 모두 일치되어
이 여자 그릴 동안
다만 나의 생각은 토스카뿐!
성당 관리인이 아직 입도 대지 않은 카바라도시의 점심 바구니를 눈여겨보며 퇴장하자, 인기척에 놀라 도망치려던 안젤로티가 카바라도시와 마주치는데, 이들은 곧 친구임을 확인하게 되고 안젤로티는 카바라도시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때 마침 토스카가 나타난다. 카바라도시는 안젤로티에게 점심 바구니를 주며 다시 숨게 하고 그녀를 맞이한다. 그녀는 안에서 누군가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얘기를 나눈 여자가 누구냐고 묻는다. 카바라도시는 그녀의 의혹을 가라앉히면서 ‘Non la sospiri la nostra casetta’(그대는 우리 사랑의 보금자리를 열망하지 않나요?)로 시작되는 사랑의 2중창을 노래한다.
장면이 바뀌어 카바라도시는 안젤로티를 여장을 해서 도피시키려고 자기의 여동생 옷을 입힌다. 그때 안젤로티의 탈옥을 알리는 포 소리가 성으로부터 울려나오고, 카바라도시는 그를 물이 없는 말라버린 우물로 데려간다. 이때 성당 관리인이 다시 들어오며 이탈리아 군대가 나폴레옹을 격퇴시켰다고 말한다.
그날 저녁, 토스카가 찬송가를 부르게 되어 있다. 떠들썩한 교회 성가대의 소리가 들리고, 그때 경찰서장 스카르피아가 안젤로티를 잡기 위해 들이닥친다. 이어 기도실 안에서 스카르피아는 여자용 부채와 비어 있는 카바라도시의 점심 바구니를 찾아낸다. 그는 카바라도시가 안젤로티를 탈출시켰을 거라는 심증을 굳히고 토스카에게 그 부채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녀에게 카바라도시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한 여자가 들어왔었다는 암시를 한다.
토스카가 배신감에 울면서 사라지자, 부하 스폴레타에게 그녀의 미행을 명령한다. 스카르피아는 승리라도 한 듯이 ‘Va, Tosca! Nel tuo cuor s'annida Scarpia’(가라, 토스카! 스카르피아가 그대의 마음속에 스며 있다)라고 노래 부른다. 그는 열정적으로 찬송가를 따라 부르며, 카바라도시를 제거하고 토스카를 차지할 음모를 꾸민다.
Act II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vissi d'amore
파르네제 궁전. 스카르피아의 방. 그는 저녁을 먹으면서 스폴레타의 보고를 받는다. 스카르피아는 ‘토스카는 훌륭한 매, 지금쯤 사냥감 두 마리를 사냥개의 발톱에...’라며 혼잣말을 한다. 이어 스카르피아는 ‘달콤한 승낙보다는 거친 정복의 맛이 더 강하지...’라며 술을 마신다.
안젤로티를 뒤쫓던 스폴레타가 안젤로티를 놓치고 대신 카바라도시를 끌고 들어온다. 이때 토스카와 마주친 카바라도시는 귓속말로 아무 것도 모른다고 부인하여 사실을 누설치 말 것을 그녀에게 지시한다.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에게 교활하게 질문을 던지지만, 그녀는 영리하게 받아넘긴다. 스카르피아는 방법을 바꾸어, 부하에게 그가 자백할 때까지 고문하라고 이른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카바라도시의 비명소리는 처참하기 그지없다. 고통을 견디지 못하는 신음소리가 절정에 이르게 되자,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저… 정원에 있는 우물이에요"라고 자백하고 만다.
카바라도시는 호위병에 이끌려 끌려오고, 토스카는 그를 위로하면서 안심시킨다. 그러나 그는 스카르피아가 정원의 우물을 뒤지라는 명령하는 소리를 듣고는, 끝까지 비밀을 지키지 못해 안젤로티를 배반한 그녀를 심하게 나무란다. 그때 샤르로테가 들어오면서 나폴레옹이 소문과는 달리 대승하였다는 소식을 전하자, 카바라도시는 환호성을 지르고 ‘복수의 새벽이 밝아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구나’라며 기뻐한다.
카바라도시가 끌려 나가고, 토스카와 단둘이 남은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의 목숨을 흥정이라도 하듯 토스카를 유혹한다. 그녀가 오늘밤 자신과 함께 지내준다면 그녀와 카바라도시의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의한다. 이때 스카르피아가 부르는 노래가 ‘이때를 기다렸다’이다. 이어 ‘여신을 향한 애정이 나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자신을 증오하며 토스카에 대한 미칠 것 같은 사랑을 노래한다. 토스카는 암담한 현실을 슬퍼하며 음악과 예술과 진정한 사랑을 찬미하는 ‘Vissi d'arte, vissi d'amore’(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유명한 아리아를 노래한다.
Vissi d'arte, vissi d'amore / Angela Gheorghiu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며
남에게 해로움 주지 않았는데
불쌍한 사람도 남 몰래 수없이 도와주었고
항상 믿음 속에서 살며
성인들 앞에 정성을 다해 기도드리고
언제나 제단 앞에 고운 꽃 바쳤는데
내가 고통 속에 있을 때
어찌하여 날 내버려 두시나요?
성모님 위해 보석도 바치고
저 하늘 높이 거룩한 노래 항상 바쳤건만
내가 고통당할 때
어찌 하느님은 나 홀로 내버려 두시나요?
그때 스폴레타가 들어와서 안젤로티가 자살했다고 보고한다. 토스카는 자신의 애인을 구하기 위해 스카르피아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는 즉시 스폴레타를 호출하여 그녀가 듣도록 사격수들에게 실탄이 없는 총을 지급하여 거짓 총살집행을 지시하면서 의미심장한 눈짓을 곁들인다. 토스카는 포옹을 받아들이기 전에 우선 두 사람의 안전을 보증하는 문서를 달라고 요청한다. 스카르피아가 그것을 적는 사이 그녀는 테이블 위에 있는 칼을 가슴 속에 숨긴다. 그가 팔을 벌리면서 그녀에게 다가오자 안기는 척하면서 그를 찌른다. 그녀는 양초를 죽은 스카르피아 머리맡에 세우고는 마지막으로 종교적인 몸짓을 취한 후 허겁지겁 사라진다.
Act III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오 부드러운 손이여 O dolce mani
죽음이란 그대에게는 가혹하도다 Amaro sol per te
성 안젤로의 궁정. 이곳에서 카바라도시는 사형집행을 기다리며 토스카에게 작별의 편지를 쓴다. 그는 유명한 아리아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을 흐느껴 부른다.
E lucevan le stelle / Luciano Pavarotti
별은 빛나건만
별들은 반짝이고 대지는 향기로운데
저 화원 문을 열고 가벼운 발자국 소리 들리네
또 나를 알아준 것은 향기로운 그녀
오! 달콤하고 뜨거운 그 입술로 날 떨게 하고
고운 그 몸 베일을 벗어버렸네!
사랑의 꿈은 영영 사라지고
절망 속에서 나 이제 죽게 되오!
나 이제 죽게 되오!
아, 생의 귀함 이제 깨닫네!
잠시 후 토스카가 사형집행장으로 달려와 그에게 안전보증서를 보여주며 거짓 사형집행이 실시될 것임을 일러준다. 어찌된 영문이냐고 다그쳐 묻는 그의 조급한 질문에 그녀는 스카르피아를 자기 손으로 죽였노라고 고백한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 키스를 하며 ‘O dolce mani’(오 부드러운 손이여)라면서 다정하게 노래한다.
O dolce mani / Angela Gheorghiu - Roberto Alagna
오 부드러운 손이여
이 깨끗하고 부드러운 손이여
사랑스럽고 축복 받은 손이여
장미와 아이들을 어루만져 주며
죄인을 위해 기도하던 손이여
그대 앞엔 두려운 죽음 물러가고
정의가 모든 것 다 정복하네
죽음을 면케 한 승리의 손이여
아 깨끗하고 부드러운 손이여!
두 사람은 이어서 ‘Amaro sol per te’(죽음이란 그대에게는 가혹하도다)라는 애정이 담긴 2중창을 부른다. 사형 집행수가 도착할 때까지 그들은 환희에 차 있다. 집행인이 다가서서 눈을 가리려 하자 그는 거절한다. 그리고 벽에다 등을 대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사격수들의 일제사격이 있고 그는 쓰러진다. 그러나 토스카는 총알이 없는 빈총이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가 사격수들이 퇴장한 후, 카바라도시 곁으로 간 그녀는 그를 일으켜 세우려다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 사격수들의 총엔 진짜로 실탄이 장전되어 있었던 것이다. 끝내 교활한 스카르피아의 속임수에 당한 사실을 알았지만 사랑하는 카바라도시는 이미 죽은 것이다. 한편 스카르피아의 죽음을 확인한 부하들이 토스카를 잡으려고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자, 토스카는 성에서 몸을 던진다. 뒤따라온 스폴레타와 병사들이 망연자실 서 있는 가운데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나오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