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이 폭설이 되어
광대살이 풀꽃을 덮었다
거봐라!
내가 뭐라 하대.
봄이 왔다고
함부로 나발 불며
까불지 말라고 했지?
거봐라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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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어도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김용택 시인님의 시중에 오늘은 '거봐라'를 가져왔습니다.
김용택 시인님의 시가 자주 맘에 들어오는건,
가뜩이나 어렵고 복잡한 요즘의 우리 세상에서 어렵지 않게 삶을 이야기하고,
내 옆의 너와 나를 이야기하고,
거창하지않은 날것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누구나 그럴법한 내 어린시절을 이야기해주기에 더 정겹고 반가운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설 명절도 지나고 우수였던 대보름도 지나
2월도 중순을 지나가니 슬슬 이젠 봄이 오려나 하는 기대감이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얇은 봄옷을 입어도 되려나,,,하며 근질거리는 몸을 들썩일때,
그런 기대를 무참하게 한번씩 엎어주는게 봄눈이지요.
김용택 시인님도 그런 봄눈을 이야기 해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거봐라 함부로 까불지 말라했지?'
봄 눈오니 까불지 말고,
아직은 바람이 차니 까불지 말라 하십니다.
어쩌면 이 말은 우리의 삶에서,
아직 익지 않은 나의 마음에,
아직은 깊지 못한 나의 잔재주에,
아직은 봄이 오지 않은 우리의 성급함에,
'까불지 말라'하며
어깨를 지긋이 한번 눌러주며 도닥거려주며
건네주는 이야기이기도 할듯합니다.
아직은 여전히 겨울바람이 부는 요즘,
까불지 말고,
옷깃 여미고 조금더 기다려 보자구요
그리하여 이 기다림 끝에 봄눈 녹아서 졸졸 흐를때,
그 옆으로 피어나는 어린 초록빛 새싹들이
훨씬 더 반가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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