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무당벌레 사랑.......김순진 업어줄까 부끄러워요 그래두 업어줄게 남이 봐요 무겁지요 아니 내 등 딱딱하지 아뇨 꼭 붙잡아 예, 이렇게요? ...김순진...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그 사랑에 대해 쓴다....유하 아름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노을을 바라보며 노을빛 열매를 낳는 능금나무처럼 한 여자의 미소가 나를 스쳤을 때 난 그녀를 닮은 사랑을 낳고 싶었다 점화된 성냥불빛 같았던 시절들, 뒤돌아보면 그 사랑을 손으로 빚고 싶다는 욕망이 얼마나 많은 열정의 몸짓들을 낳았던 걸.. 좋은글 2008.08.07
[스크랩] 불안한 오후가 쏟아진다.........정지우 수도꼭지 밸브가 그녀를 돌린다. 졸졸졸 그녀가 샌다. 물소리가 개수대에 쌓인 일요일 오후를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 한다. 수세미를 들고 수압이 약하다고 투덜댄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래전 그녀를 잠궜다. 여자는 밖으로 돌면 안돼, 허벅지가 보이는 스커트를 입지 마! 밤 8시 땡 하면 들어와야 해 지.. 좋은글 2008.08.07
[스크랩] 연두에 울다.....나희덕 떨리는 손으로 풀죽은 김밥을 입에 쑤셔넣고 있는 동안에도 기차는 여름 들판을 내 눈에 밀어넣었다. 연둣빛 벼들이 눈동자를 찔렀다. 들판은 왜 저리도 푸른가. 아니다. 푸르다는 말은 적당치 않다.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연두는 내게 좀 다른 종족으로 여겨진다. 거기엔 아직 고개 속이지 않은 출렁거..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연두에 울다.....나희덕 떨리는 손으로 풀죽은 김밥을 입에 쑤셔넣고 있는 동안에도 기차는 여름 들판을 내 눈에 밀어넣었다. 연둣빛 벼들이 눈동자를 찔렀다. 들판은 왜 저리도 푸른가. 아니다. 푸르다는 말은 적당치 않다.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연두는 내게 좀 다른 종족으로 여겨진다. 거기엔 아직 고개 속이지 않은 출렁거..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폭설........오탁번 삼동(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가지가 담을 넘을 때.......정끝별 .. 일러스트 잠산 ..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산책로 밖의 산책 산책시 8..........이문재 나의 꿈은 산책로 하나 갖는 것이었다 혼자이거나 둘만의 아침일 때에도 언제나 맨 처음의 문으로 열리는 그 숲에선 혼자가 나를 둘이 서로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었다 매일 그 시간을 나는 그 길 위에 있을테고 숲길 저마다의 굽이들이 나를 기다릴 것이었다 저녁의 섬세한 무렵들이 음악과 같이 나의.. 좋은글 2008.08.07
[스크랩]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최영미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그러나 심장 한귀퉁은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 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 은근히 .. 섬진강시인 김용택 2008.08.07
[스크랩]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황인숙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좋은글 200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