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먼 날, 어느 한 날.......조병화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지금"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생명의 날 다했을지라도 맑게 밝고 어둠이 있을지라도 아침과 같으리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오늘"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소망의 보람을 하여 든든하고 두루 살..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불혹의 나이.....용혜원 인생이란 의미를 알기 시작했을 때 인생이 무엇인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인생이 무엇인지 참맛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살아온 만큼 살아가기도 어려운 불혹의 나이를 넘고 있다 ...용혜원...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내가 가장 아프단다........유안진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불길처럼 솟아오르는 사랑.......용혜원 이대로는 살 수가 없어요 외치고 외쳐 보아도 은빛 비늘이 없으니 강물을 헤엄칠 수 없고 허공을 휘휘 저을 날개 없으니 푸른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둘러보고 살펴보아도 언제나 나무들은 제자리에 서 있건만 하늘을 향해 손을 뻗치고 땅을 향해 뻗어내리고 온갖 바람에도 제 모습을 지키고 있으니 ..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아침.......강은교 정우범 作 이제 내려 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 물결을 내려놓듯이 한 슬픔은 어느 날 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 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 길이 길 위에 얹혀..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마음의 수수밭......천양희 한임수 作 순천만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 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 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짝을 ..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그건 바람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널 사랑하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불 붙은 옥수수밭처럼 내 마음을 흔들며 지나가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가 입 속에 혀처럼 가두고 끝내 하지 않은 말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 몸 속에 들어 있는 혼 가볍긴 해도 그건 바람이 아니야 ...류시화...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객석에 앉은 여자.....김승희 그녀는 늘 어딘가가 아프다네 이런 데가 저런 데가 늘 어느 곳인가가 아프기 때문에 삶을 열렬히 살 수가 없노라고 그녀는 늘상 자신에게 중얼거리고 있지 지연된 꿈, 지연된 사랑 유보된 인생 이 모든 것은 아프다는 이름으로 용서되고 그녀는 아픔의 최면술을 항상 자기에게 걸고 있네 난 아파, 난 .. 좋은글 2008.08.07
[스크랩] 뒷모습....나태주 뒷모습이 어어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아름다운 시 2008.08.07
[스크랩] 사랑 신고........문정희 사랑은 자주 불법 위에 터를 닦고 행복은 무허가 주택이기 쉽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철거반이 오기 전에 마치 유목민의 천막처럼 이내 빈 터만 남으니까 가끔 불법 유턴을 하여 위반과 비밀 위에 터를 닦지만 사랑을 신고할 서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를 발명했는지도 모른다 오늘 밤 그.. 아름다운 시 200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