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시인 김용택

[스크랩] 김용택, 살구나무

하늘이슬 2008. 8. 7. 10:15

살구나무

 

김용택

 

꽃이 피고, 새 잎이 돋는

봄이 되면, 그리고

너는 예쁜 종아리를 다 드러내놓고

나비처럼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나타나겠지.

 

한 그루의 나무가 온통 꽃을 그리는

그날이 오면, 그러면

너는 그 꽃그늘 아래 서서 웃겠지.

하얀 팔목을

다 드러내놓고

온몸으로 웃겠지.

나를 사랑하겠지.

 

봄빛은

돌 속에

숨은 꽃도 찾아낸다.

봄날이, 그렇게 되면

너는 내 앞으로 걸어와

어서 나 좀 봐달라고 조르겠지.

 

바람 속에 연분홍 꽃가지를 살랑대며

봄바람이 나를 채가기 전에

어서 나를 가져달라고 채근대겠지.

 

---김용택, 문학동네, 2008 여름호(55), 문학동네(2008년 5월 22일)---

 *3,4연으로 구분되는지, 3연으로만 된 것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

 나를 사랑하겠지.

 

출처 : 김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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